기자명 이상호기자
  • 입력 2016.12.16 14:17
<사진=유튜브 캡쳐>

[뉴스웍스=이상호기자] 미국의 유명배우들이 공화당 선거인단에게 반란표를 호소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미국을 위한 통합’이라는 단체 이름으로 공개된 동영상에서 이들은 “미국 대통령직에 어울리는 사람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9일 이뤄질 대통령 선출 공식 투표에서 선거인단이 결과를 바꿔야 한다는 호소다. 인기 드라마 ‘웨스트 윙’에 출연한 배우 마틴 신과 함께 데브라 메싱, 보보 오덴커크 등이 참여했다.

지난 11월8일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306명,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은 23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각 진영의 선거인단이 최종적으로 대통령 선출 공식 투표를 진행함으로써 대선 절차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진영에 표를 던지는 ‘반란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화당에서 37표 이상 반란표가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미국 선거법상 선거인단 과반(270표) 확보자가 사라지면 하원에서 결선 투표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요구가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대선 직후 클린턴의 지지자들은 전화와 편지는 물론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트럼프 선거인단에게 반란표를 던지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차기 트럼프 정부의 인선 내용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잇따르는 것도 이같은 요구를 키우는데 한몫하고 있다.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제프 세션스는 강력한 이민 억제를 주장한 바 있고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클 플린은 반(反)이슬람주의자로 호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렉스 틸러슨이 국무장관에 낙점돼 논란이 더 커졌다.

‘공유경제’ 개념을 창시한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 법대 교수는 최근 “선거인단 투표에서 반란표가 20표 정도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영상은 이런 일련의 분위기 속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대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사실상 크지 않다. 무엇보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최종 결과가 뒤집힌 전례가 없다. 설령 37표 이상 반란표가 나오더라도 공화당 의원들이 하원의 과반 이상을 점하고 있어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다만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트럼프에 대한 미국 내 거부 기류 확산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가 이끌 미국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반대 세력을 포용하는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종 당선 이후에도 상황을 방치한다면 분열된 사회 분위기가 임기 내내 트럼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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