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재천기자
  • 입력 2017.02.17 17:45

[3부 새로운 경제-'열정과 끈기'가 세상을 바꾼다]

<사진=마이다스아이티홈페이지캡쳐>

[뉴스웍스=이재천기자] 결국 사람이다. 인공지능(AI)으로 제어하는 스마트공장 등장이 산업혁명에 비견되고 있다. 그러나 성공하는 기업의 열쇠는 여전히 사람이 쥐고 있다.

반디앤루니스가 올해 판매된 경영‧경제 서적을 분석한 결과, 경영관련 서적의 키워드는 ‘공감’과 ‘인내’였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산업계는 변화의 한가운데 있지만 기업의 미래를 사람에서 찾아야 한다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저자들은 아무리 우수한 기계일지라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끈기있는 노력을 추월하진 못한다는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민간인들의 국정농단사건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창조경제는 누더기가 됐지만 그 창조경제가 품고 있는 인간의 창의력을 간과해선 안된다.

‘포스트 스티브잡스’를 찾으려면

인류는 지금 ‘포스트 스티브 잡스’를 찾고 있다. 애덤 그랜트는(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심리학과 교수)저서 ‘오리지널스(Originals)’에서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을 ‘오리지널스’라고 칭한다. 그런데 그랜드 교수는 천재적인 단수의 사람이 아닌 평범한 복수의 사람들이 결국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스티브잡스(애플 창업자).

그는 “스티브 잡스는 주변인의 도움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창조자(오리지널스)의 능력은 주변 사람들과 소통과 공감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아무리 유능한 경영자일지라도 앞만 보고 혼자 달려가면 주변에 포진한 ‘오리지널스’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지난 19일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2%정도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내놓았지만 똑같이 예측하는 기업이나 경제연구소는 많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유가도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교역시장이 좀 나아질 기미를 보이자 보호무역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수출 신장론에 비관적 견해가 공존하는 이유다. 

위기의 시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리지널스' 발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 컨트롤타워부터 시작해 기업의 조직문화까지 뜯어고쳐야 한다. 그랜트 교수는 저서에서 " ‘빨리빨리’나 ‘일사천리’식 일 처리는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과정을 없애버려 오리지널스의 탄생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불확실한 미래 ‘인본경영’에 답있다

내년 우리 경제를 색깔로 표현하자면 검정색에 가깝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내외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고 한다.

R&D(연구개발)투자없이 신제품을 기대할 수 없듯이 사람에게 투자없이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올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앤절라 더크워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교수의 ‘그릿(Grit‧열정으로 해석)'은 재능보다 노력이 성공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여러 사례와 수치로 해석해냈다. 재능에 노력을 곱하면 스킬(기술)이 되고 스킬에 또 한번 노력을 곱하면 성취가 된다는 계산법이다.

결국 기술은 기계가 더 뛰어날 수 있어도 그 기술을 활용하고 운용하는 노력이 있어야 성취가 있을 수 있고 그 과정의 노력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는 “경영자들은 기업의 미래가 사람에게 있다는 명제에 대해 공감하지만, 정작 사람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과 조직을 행복하게 하는 ‘자연주의 인본경영’이 바탕이 되면 기업의 능률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실천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위기의 시대 “함께 고민하라”

이 대표는 “회사가 어려울때일수록 현황과 계획을 직원들과 모두 공유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회사의 핵심가치, 경영철학, 미래비전 등을 전체 직원에게 보급, 책임의식을 가지도록 한다면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고취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자는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위기 극복을 위해 뭉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구조를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꿔야 한다. 수직적 조직의 말단에 있는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기대할 순 없기 때문이다.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이 자신의 블로그에 추천한 책은 세계적 신발업체 나이키의 성공신화를 담은 ‘슈독(Shoe Dog)' 이었다. 이 책은 오늘날 나이키가 탄생하기까지 창업자 필 나이트와 직원들의 열정과 끈기를 담고 있다. 판매 감소로 위기를 맞은 나이키는 창업자와 전 직원이 책 제목이 암시하듯 미친 듯이 신발에 빠져 들어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우리 경제는 내년 IMF(국제통화기금)체제때보다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 인간에 충실한 경영과 조직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기계를 들여오고 유통망을 확대하는 것보다 조직원의 창의력과 열정을 우선 끌어 모을 수 있는 경영자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다. 올해 베스트셀러였던 경영 서적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에게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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