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우기자
  • 입력 2016.12.21 11:18
<사진제공=본죽>

[뉴스웍스=김동우기자] 오늘(21일)은 동지다.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 동지는 1년 중 밤이 가장 긴 날로 겨울 동(冬)과 이를 지(至)를 써서 ‘겨울에 이르렀다’는 의미를 지닌다. 동지는 ‘팥죽 먹는 날’로도 유명하다. 동양권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쑤어먹는 전통이 있다. 동지를 태양이 부활하는 ‘작은 설’로 여긴 만큼 선조들은 이날 팥죽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했다.

붉은 색을 띤 팥을 태양, 불, 피 같은 생명의 상징으로 생각한 선조들은 해가 짧아 음(陰)의 기운이 가장 강한 동짓날 팥죽을 쑤어먹음으로써 음기를 몰아냈다. 또 팥죽을 방, 마루, 광, 헛간, 우물, 장독대 등 집안 곳곳에 한 그릇씩 놓고 대문이나 벽에 뿌리면 전염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기도 했다.

귀신이 싫어하는 붉은 색에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는 설도 있다. 실제 동양권 매체에서는 귀신을 잡을 때 팥을 뿌리기도 한다. 그 유래는 중국의 <형초세시기>에 등장한다. 고대 중국 신화에서 강을 다스리는 신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역귀(전염병 퍼뜨리는 귀신)’가 됐다. 죽은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동짓날 팥죽을 쑤어먹어 악귀를 쫓았다고 전해진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처용가>도 비슷한 이야기다. 역귀가 처용이 나간 사이에 집에 은근슬쩍 들어와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다가 처용에게 들키자 용서를 구하는데 역귀는 처용의 얼굴과 자신이 두려워하는 팥죽을 보면 그곳에 얼씬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이밖에 동지팥죽은 속담에도 등장한다. ‘배꼽은 작아도 동지팥죽은 잘 먹는다’는 속담은 동지팥죽은 맛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많이 먹게 된다는 의미다.

팥죽은 건강에도 좋다. 팥죽의 주재료인 팥에는 단백질, 지방, 당질, 회분, 섬유질 등과 비타민 B1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신장병, 각기병에 효능이 있으며 부종이나 변비, 빈혈, 숙취 해소 등에 좋다. 이뇨작용이 뛰어나 체내의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시켜 붓기 제거에도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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