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호기자
  • 입력 2016.12.22 15:57
<사진=YTN 영상 캡쳐>

[뉴스웍스=이상호기자] “육사 34기에서 43기까지. ‘알자회’가 살아났다. 박근혜 정부에서 알자회가 세력화되고 있다. 우병우와 안봉근이 다 봐주고 있다.”

22일 최순실 국정농단 5차 청문회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같이 밝히며 알자회의 존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군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씨가 기무사령관과 육군사령관을 통해 알자회 소속 권 모 대령, 신 모 대령의 장성 진급에 손을 썼다는 주장이다.

알자회와 우 전 수석의 관계는 앞서 한 종편에서도 보도된 바 있다. 우 전 수석이 2014년 10월쯤 박 대통령의 선거구였던 대구 달성 출신인 추 모 국가정보원 간부를 국내정보수집국장(1급)으로 승진시키는데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추 국장은 육사 41기 출신으로 ‘알자회’ 멤버였으며 대위 시절 국정원에 합류해 우 전 수석에게 국정원의 국내 정보를 직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회는 무엇인가. 육군사관학교 출신들끼리 ‘서로 알고나 지내자’는 취지에서 결성된 친목모임이다.

알자회가 세간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86년이다. 그해 1월 43기 회원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한 생도가 입회를 거절한 사실이 육사 내부에 알려진 이후 세간에 공개됐다. 당시 공개된 바에 따르면 1976년말 육사 34기생 중 12명이 3학년 생도시절 처음 결성했고 43기까지 기수당 12명씩 10년간 입회시켜 120명이 회원으로 있었다. 존재가 적발됐을 당시 ‘해체지시’가 내려졌다.

하지만 1992년 육사 38기 동기회 총회의 고발로 알자회의 존재가 다시 세상에 알려진다. 알자회 회원 12명이 인사 특혜를 받고 있다며 특혜를 받은 12명은 더 이상 동기가 아니라고 밝혔다. 6년 전 ‘해체지시’가 내려졌음에도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일종의 내부고발이었다.

이후 알자회는 진급에서 고전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신동아’가 육군 내부 사조직 명단을 입수해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알자회 회원 대부분은 대령 진급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 과정에 ‘알자회 회원은 1차 진급에서 무조건 떨어뜨린다는 원칙’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데 이러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난 수년간 알자회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됐다고 봐야 한다. 2014년 10월 기준으로 알자회 출신이면서 2성 장군 이상인 인사가 9명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1차 진급이 누락되더라도 이후 진급심사에서 요직에 발탁됐다는 이야기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사인 우씨가 특정 군벌을 위해 군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만으로도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군대 내 사조직이 세력을 키워가는 모습은 과거 '하나회' 같은 군인정치의 그림자를 다시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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