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재아기자
  • 입력 2016.12.23 18:02
<사진=YTN영상캡쳐>

[뉴스웍스=이재아기자]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을 살릴 적임자로 인명진 목사가 지목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3일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혁명적 수준의 새누리당 혁신을 통해 보수혁신과 대통합이란 절체절명의 과제를 이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인명진 전 당 윤리위원장을 모시려 한다”고 밝혔다.

정 권환대행은 인명진 내정자에 대해 “2006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으로서 당의 윤리 강령 강화를 통해 보수정당의 두 가지 축인 책임정치와 도덕성을 재정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셨다”며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오는 27일 약 35여명으로 추정되는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 탈당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개혁ㆍ비박’ 성향이 강한 인 목사의 비대위원장 내정이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비주류 의원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명진 목사는 1946년 6월 1일 충청남도 당진에서 태어났다. 대한예수장로교회통합 출신인 안 목사는 1972년부터 해방신학에 기초한 영등포도시산업선교회에서 12년간 총무로 활동한 바 있다. 이 선교회는 재야 활동가였던 손학규, 김문수 등의 활동 무대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가’의 면모를 강하게 보였던 그의 삶은 역경과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유신시절 반독재투쟁과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4차례 투옥됐다. 1974년 유신헌법에 반대하며 정부의 긴급조치 제1호 선포 직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시국 기도회를 열었다가 비상보통군법회의에 의해 징역 10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1981년에는 호주로 국외 추방되기도 했던 그는 호주에서 귀국한 뒤 1986년 서울 영등포구 구로동에 갈릴리교회를 개척해 목회활동을 시작해 이곳에서 27년간 담임목사를 맡았다. 이후 기독교환경연대 공동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정부패추방운동 본부장 등을 맡으며 수많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기독교인터넷방송 출범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안 목사는 1987년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영삼과 김대중의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고 김영삼으로의 후보 단일화론을 펼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YS가 먼저 하고 그 다음 DJ가 하는 패키지를 만들었다. 뒤에 할 사람은 70% 지분을 갖고 당을 장악하도록 했다. 그렇게 해서 민주화세력의 10년 집권 플랜을 만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2000년대 이후 인 목사는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며 지난 2006~2008년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중앙윤리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성추문, 논란 발언, 부패, 파렴치 행위 연루자를 공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문제 행위를 한 의원이 적발되면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단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한나라당의 저승사자’로도 불렸다.

인 목사의 '비박'(비박근혜) 성향은 이미 유명하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과거 새누리당이 보수를 다 망치는 일을 해선 안된다”며 “새누리당은 연말에 송년회를 하는 게 아니라 반성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1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상황에서 전해진 광화문 박정희 동상 건립 계획 소식에 대해 “제 정신인지 모르겠다. 불에 기름 붓는 격”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적도 있다.

인 목사는 최근까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반대와 개성공단 재개를 주장하는 등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 외교안보 노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주장을 해왔다.

한편 새누리당은 빠르면 오는 2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인명진 비대위원장’ 의결안을 처리하고 비대위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정우택 새누리 원내대표는 인명진 목사에게 전권을 주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입장대로 인명진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을 최소화하고 보수혁신과 대통합이란 무거운 과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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