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소운기자
  • 입력 2016.12.25 11:41

[뉴스웍스=이소운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계란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정부가 ‘계란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계란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계란 가공품 수입에 적용되는 관세에 할당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계란 소비자가격 안정을 위해 신선란 수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AI로 전체 살처분 된 닭 가운데 1500만 마리가 알을 낳는 산란계에 집중되면서 계란 하루 생산량은 4200만개에서 3300만개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내년 여름까지 계란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캐나다,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계란 수입을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이들 주요국의 계란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비싼 데다 운송비까지 감안하면 탁상행정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국 계란의 가격은 한 알당 최저 345원으로 192원인 우리나라 계란보다 비싸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계란 수급 안정화 방안에 따르면 국내 계란 소매가격은 1알당 197원이며 AI 발생 이후 급등한 가격이 알당 235원가량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이 185원, 캐나다 217원, 호주 283원, 중국 122원, 일본 238원 등이다. AI 발생국인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계란 소비자 가격보다 낮은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 계란값의 93.9% 수준이다.

더욱이 계란은 유통기한이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는 만큼 항공 운송비용과 국내 보관비용 등을 합치면 수입 신선란의 경제성이 떨어지게 된다.

양계협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 하루 소비량인 4000만개 정도인데 비행기로 한 번에 들여올 수 있는 양은 아무리 많아도 250만개 정도로 매일 10대 이상 계란 전용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 셈”이라며 “과연 누가 비싼 돈을 들여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방법으로 계란을 수입하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계란 수입에 소요되는 항송운송비 등 혜택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계란값 폭등을 가라앉히기 위해 혈세만 쏟아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 한번 시장을 개방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만큼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계란 수입을 확대했다가 장기적으로 국내 농가들의 어려움만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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