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재아기자
  • 입력 2016.12.28 16:50

[뉴스웍스=이재아기자]

1. 노블레스 말라드 (Noblesse Malade), “우리 아빠는 회장님입니다”

2. ‘병들고 부패한 귀족’을 일컫는 말로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부유층과 고위층이 비도덕적 행위를 일삼는 것을 뜻하는 “노블레스 말라드”.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 행태의 대표적 유형입니다.

3. 20일 오후 2시 20분께 베트남 하노이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6시 35분께 인천공항 도착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 비즈니스석에서 갑자기 난동이 일어났습니다.

4. 난동의 주범은 임범준(35세). 1981년 설립된 국내 화장품용기 제조업체 ‘두정물산’ 대표의 아들로 확인됐죠. 위스키 두 잔을 먹고 술에 취한 임씨는 옆자리에 앉은 한국인 A(56)씨의 얼굴을 폭행하고 2시간가량 기내에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5. 자신을 제압하던 대한항공 소속 정비사를 향해 욕설과 함께 침을 뱉고 정강이를 걷어찼으며 객실 사무장을 포함한 여승무원 4명을 폭행하기도 했죠. 당시 임 씨와 같은 여객기를 타고 임씨 제압을 도왔던 팝스타 리처드 막스(53)가 SNS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렸고 임씨의 안하무인 행동은 국제적인 망신거리을 샀는데요,

6. 비슷한 사건은 또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 장선익(34)씨가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7. 장씨는 26일 오후 8시쯤 용산구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한 채 기물을 파손해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생일을 맞아 일행과 술자리를 가진 장씨가 케이크값 30만원을 두고 종업원과 시비를 벌이던 중 물컵을 던져 양주 5병을 깨뜨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8. 2007년 동국제강 입사 후 이달 초 이사로 승진한 장씨. 작은아버지인 장세욱 부회장(54)을 보좌하며 경영 수업을 받던 중 사고를 저지르고 말았는데요, 결국 장씨는 혐의를 시인했고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9. 이밖에도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 이해욱 대림산업 대표이사(49)가 올해 3월 운전기사를 향한 상습적 폭행·욕설 등으로 구설에 올라 공개 사과했고

10. 앞서 2015년 2월 LG일가 3세 구본호(42)씨가 강남 논현동 소재 건물 세입자에게 욕설·협박을 한 사건이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절대 잊을 수 없는 조현아(42)씨의 ‘땅콩회항’ 사태까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딸이자 2014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

11.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엘리트 계층의 갑질 행태를 이렇게 진단합니다. "국민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헬조선,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론'으로 대변되는 사회분위기를 양성한다“, “부도덕한 사회지도층의 일탈이 결국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고 계층간 통합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12.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기득권 세력의 권력형 비리로 국민들은 이미 좌절감에 빠져있는데 여기에 금수저들의 '갑(甲)질' 행패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국민들의 분노 여론은 극에 달했습니다.

13. 부모로부터 재력을 물려받은 이른바 ‘금수저’ 계층들의 끊이지 않는 갑질 행태. 그들의 안하무인격 행실로 인해 부유층에 대한 사회적 적대감은 계속 커져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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