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3.03 14:00

[3부 새로운 경제 -새 제품으로 새 시장 개척해야]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우리는 그동안 ‘확 뜯어고치자 3부 경제편’을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할 당위성을 다시한번 새기고 ▲갑을관계 청산 ▲질적성장추구 ▲미래성장동력확보 등의 필요성을 짚어봤다.

대한민국민은 여느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2016년 한해를 보내고 있다. 국정마비 사태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 내년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9월부터 시작된 김영란법(청탁방지법)은 자영업자들을 낭떠러지로 내몰았다. 정부가 제기능을 못하는사이 조류인플루엔자(AI)는 전국적으로 창궐했다. 독감은 기승을 부려 초‧중‧고등학교가 조기 방학에 들어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내년 경제 전망은 사상 최악 수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급기야 정부는 29일 내년 경제성장률을 IMF(국제통화기금)체제이후 가장 낮은 2.6%로 전망했다. 이마저도 전문가들은 책임지지못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고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위기의 대한민국호는 이렇게 침몰하는 것일까. '퍼스트 무버' 정신으로 재무장 해야할 때다. 정부는 물론 산업계 전체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퍼스트 무버' 를 발굴하고 확산시켜야할 시점이다. <편집자 주>  

 

"위기의 대한민국호 경제를 구원할 힘은 기존의 세계관을 깨뜨리고 새로운 우주로 나가는 '퍼스트 무버' 정신"이라고 황인경 LG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말했다. 사진속 앉아있는이는 암벽등반은 물론 마라톤까지 가능한 의족을 만든 휴 허 MIT 교수. 그는 사고로 다리를 잃은 후 '내가 망가진것이 아니다. 오늘날 기술이 망가진 상태이고 부적절한 상태'라는 역발상으로 암벽에 오를 수 있는 의족을 개발한 '퍼스트 무버'가 됐다.

‘최순실게이트’ 여파로 국내 1,2위 기업들이 연말 정기인사는커녕 특검수사 대응을 위해 정신이 없다. 인사가 정리안된 상황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찾는 격이다.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은 “지난 1997년 경제위기가 대외변수에 따른 것이었다면 우리가 현재 직면한 위기상황은 대내 변수로인한 자폭 수준이라는 것이 문제”라며 “국가 경제운영 시스템과 산업계 전반을 확 뜯어고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단기처방이 아닌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위기 대응능력을 키워야할 때”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 시리즈를 통해 언급했듯 우리 산업계는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경영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위기의 한국...새로운 시장 개척만이 살길이다

이제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 밖에 없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한다.

황인경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수시장 규모가 적은 나라의 경제성장은 세계 시장을 내수시장처럼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며 “세계 공장인 중국, 값싼 노동력의 인도, 기술력을 갖춘 일본‧독일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세계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전쟁이후 정부 주도의 산업화정책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선진 제품을 모방 후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거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선두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2000년대들어 이 자리를 중국이 꿰차버렸다. 우리가 설 땅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60~70년대 패스트 팔로워로서 가파른 경제성장을 구가했던 중남미 여러국가들이 80년대들어 다시 후진국으로 돌아간 것은 ‘패스트팔로워→퍼스트무버’로 전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제 퍼스트무버로 가기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 이것만이 우리 후손들이 살길 일 수 있다.

왜 ‘퍼스트 무버’ 인가

2010년이후 글로벌 산업계의 가장 큰 변화는 아이디어를 내세운 스타트업기업들이 시장에 군림하고 있는 골리앗들을 무너뜨린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1월현재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이상인 스타트업기업(일명 유니콘)은 150개에 달한다.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의 특징은 기존 시장의 질서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짐 지나드는 지난 2007년 1만7500달러(약2000만원)짜리 ‘RED(레드)’라는 디지털 카메라를 세상에 내놓았다. 당시 헐리우드에서는 35mm 아날로그 필름 촬영이 일반화돼있었고 이를 찍기 위한 기기는 소니, 아리, 파나비전 등의 20만달러(약 2억4000만원)짜리 디지털 카메라가 필수품목이었다.

당시 영화계 종사자나 카메라업체도 소니 모델을 표준으로 진화해 나갔을 뿐이다.

짐 지나드는 1000개이상의 카메라를 수집, 분해와 조립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카메라보다 가격은 10분의1이면서 화질은 초고해상도와 동급인 ‘레드’를 선보일 수 있었다. 그는 영상업계의 역사를 새로쓰기 시작했다.

황 책임연구원은 “퍼스트 무버는 에디슨처럼 세상에 없는 제품을 창조해내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제품을 놓고 창의력있는 다윗이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골리앗을 무너뜨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퍼스트 무버”라고 말했다.

퍼스트 무버로 가는길

테슬라모터스의 앨런 머스크, 애플의 스티브잡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 전 CEO. 이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제품,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한 ▲창의력 ▲끈기 ▲적절한 투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황 책임연구원은 “스타트업기업 창업자들의 공통점은 천재가 아니라 집요함과 포기하지 않는 자신감이었다”며 “이와 함께 서두르지 않는대신 자기 시간만큼은 100%로 활용할 줄 아는 시간 안배에 철저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선언하면서 변혁을 꾀하고 있다.

이 참에 세계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사내 문화부터 바꾸는 도전의식이 있다면 우리 기업들의 미래가 암담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최근 우리 산업계에서는 중국과 일본사이에서 ‘넛크래킹’,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 소장은 “우리 기업들은 70~80년대 조직문화에 머물러 있으면서 발탁, 파격인사를 통해 혁신했다고 한다”며 “세계의 혁신기업들과 성공한 스타트업기업들의 ‘퍼스트 무버’ 정신에 대해 제대로 스터디만 했어도 이번 최순실게이트에서 드러난 무모한 수준의 정경유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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