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호기자
  • 입력 2016.12.29 18:52
문화예술인들이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고 블랙리스트 사태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YTN영상캡쳐>

[뉴스웍스=이상호기자]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격분한 문화예술인들이 조윤선 장관의 사퇴와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는 29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영수 특검의 문체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그동안 청와대의 문화부가 부정해왔던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확인된 것”이라며 조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압수수색 며칠 전 집무실의 본인 컴퓨터 교체를 지시하고 문화부 예술정책과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박명진 문화예술위원장,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등이 오는 31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내달 11일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를 찾아 ‘1박2일 예술행동’ 시위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블랙리스트의 의미에 대해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는 헌법조차 무시한 채 국정을 농단한 불법정권의 문제”라며 국가검열‧민간사찰과 동위라고 규정했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세월오월’을 그렸다가 탄압을 받았던 홍성담 화백도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홍 화백은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를 겪으며 이번에는 기어코 저런 망나니들을 한꺼번에 소탕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소탕작전을 위해 앞으로 제 예술인생을 다 걸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6월부터 8월까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홍 화백의 이름이 10차례 등장한다. 8월 7일자 비망록에는 ‘우병우팀, 허수아비 그림(광주) 애국단체 명예훼손 고발“이라고 적혀있는데 다음날 홍 화백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당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최근에야 ”김종 문체부 2차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외압설을 시인했다.

기자회견문 낭독 뒤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문화예술인들은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 쓴 뒤 봉지를 찢어 정부에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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