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진갑대표
  • 입력 2017.01.01 09:01

2017년 정유(丁酉)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2016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매년 힘들지 않은 때는 없었지만 지난해만큼 어려운 때도 없었다. 경제는 경제대로, 정치는 정치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새해가 밝았음에도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다. 2017년은 그 어느 때보다 험한 파고가 우리 앞에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비상한 다짐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중대한 시기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이 추동력을 잃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단히 대비하지 않으면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걱정은 경제다. 지속성장을 위한 체질을 바꾸는 데 실패한데다 정치 불안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일시적 위기(crisis)라면 그래도 참을 만 한데 장기 저성장의 침체(recession)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더 두렵고 무섭다.

경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안팎이 불확실을 증폭시키는 요인들로 가득하다. 내부를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우리 경제는 사실상 방치돼 왔다. 그 사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주요 경제지표는 곤두박질하고 있다. 미래가 불확실하니 기업은 기업대로, 가계는 가계대로 지갑을 꽁꽁 닫고 움직이지 않고 있다.

나라 밖 모습은 더욱 엄혹하다. 우선 미국 금리인상이 무서운 변수다. 미국 금리인상과 맞물려 신흥국 시장이 흔들리면 우리 금융시장이 붕괴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공세도 기다리고 있다. 중국의 압박도 만만치 않다. 사드 체계를 빌미로 한류와 유커의 방한을 가로 막는 한한령(限韓令)에,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해 세무 조사까지 전방위로 우리를 괴롭힐 태세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경제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는데도 반(反)기업 입법과 대선을 의식한 여론몰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강력한 통합의 리더십과 잘 조율된 정책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하나하나 줄여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어디서 도화선이 터질지 모른다.

경제가 무너지면 정치도 없다. 정치권이 앞장서 경제의 불확실성을 없앨 로드맵을 서둘러 내놓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제체질을 바꾸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뉴스웍스도 한국 경제의 재도약과 기초를 탄탄하게 만드는데 앞장설 것이다. 또 대한민국이 이겨내야 할 일들을 찾아가는 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 경제를 살리는 일은 여야가 따로 없다. 정치가 발목을 잡는다면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 시불가실(時不可失)이라 했다. 기회를 놓치면 다시 오지 않는다. 모든 경제주체가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경제가 살아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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