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12.30 16:27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나라 곳간이 거덜났던 1997년. 당시 서울에서 가장 부촌이었던 압구정동에 30대 중견 증권맨들이 둘러앉았다. 

박현주, 최현만, 구재상 등 증권가 경력 10년 안팎에 불과했던 8명의 소위 ‘박현주사단’은 우리나라에도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같은 투자은행이 하나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가슴에 품었다. 미래에셋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했다.

같은해 우리나라 증권사 1위는 대우증권이었다. 1970년 동양증권으로 시작해 1983년 대우그룹이 인수한 대우증권은 실력있는 애널리스트 양성소로 통했다. 한 때 30여개 국내 증권사 가운데 대우증권 출신 애널리스트가 없는 곳은 한 곳도 없을 정도였다.

이랬던 대우증권이었지만 모그룹이 파산하면서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이 2조4000억원에 인수하게 된다. 미래에셋 ‘박현주 사단’이 18년전 소망했던 꿈은 이뤄졌고, 다윗이 골리앗을 품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이맘때 대우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은 1년여동안 주주총회 등 합병절차를 마치고 지난 29일 ‘통합 미래에셋대우’를 출범시켰다. 자기자본금은 6조7000억원, 총자산 63조원, 고객자산 221조원, 연금자산은 8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IB(투자은행)이 등장하게됐다.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총자산은 2위인 NH투자증권(4조5000억원)의 14배에 달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다.

성공신화의 주역 박현주 회장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박 회장은 내년 상반기 중 자본금을 8조원으로 늘리고 이후 10조원으로 확대해 일본의 노무라증권과 경쟁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바 있다.

박현주 회장은 최근 20년래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는데 이견이 없을정도다. 박 회장의 총자산은 1조2650억 원으로 2013년 ‘1조 클럽’ 자수성가형 6명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1958년 광주에서 태어나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내외증권연구소를 설립해 활동하다, 동양증권(옛 대우증권)과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을 거쳤다. 동원증권에서 최연소 지점장(32세)기록을 세운 후 30대 중반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 후 박 회장을 따르던 당시 동원증권 구재상 압구정지점장, 최현만 서초지점장 등과 미래에셋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설립 후 국내 최초 뮤추얼펀드인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1호’를 출시했으며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을 잇따라 설립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2015년 기준 캐피탈, 자산운용사 등 23개 계열사를 거느리게됐다. 박 회장은 2000년 사재 75억원을 출현,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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