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소운기자
  • 입력 2017.01.08 12:59

[뉴스웍스=이소운기자] 설을 앞두고 '밥상 물가'가 큰 폭으로 치솟고 있어 물가대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폭염과 가뭄으로 폭등세를 보인 채소와 과일 등의 가격이 계속 전년대비 고공행진하고 있고 최근 두달새 정국 혼란을 틈타 라면, 맥주, 소주, 콜라, 빵 등의 가공식품 가격이 약속이나 한듯이 인상됐다. '설상가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덮쳐 계란은 이미 대란이 발생했고 대두 부족으로 식용유까지 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도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통계(KAMIS)에 따르면 무의 평균 소매가격은 1개당 3096원으로 평년(1303원)의 2.4배(137.6%)나 올랐으며 양배추도 포기당 5578원으로 평년의 2.1배(112.1%), 당근도 1㎏당 6026원으로 평년의 2.2배(123.8%), 배추도 포기당 4354원으로 평년보다 50.5%나 뛰었다.

계란 한판 (특란 30알)의 평균 소매가가 8960원으로 평년(5539원)보다 61.7%나 높다. 계란은 전통시장이나 동네 소매점에서는 한판에 1만3000~1만5000원까지 치솟고 있다.

AI 사태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계란뿐 아니라 한우 등 축산물, 갈치 등 수산물 가격도 심상치 않다. 한우 갈비와 등심도 평년보다 각각 19.9%, 22.9% 올랐고 미국·호주산 등 수입 쇠고기는 6~13% 상승했다. 수산물도 갈치 한 마리에 9759원으로 평년보다 21.2% 올랐고 마른오징어도 10마리에 2만8534원으로 평년보다 20.1% 올랐다.

명절은 다가오는데 매일 밥상에 오르는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소비심리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가뜩이나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법)' 시행,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혼란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절벽’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성장 없는 불황 속 가파른 물가 상승은 스태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일각의 섣부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저성장·고실업·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경우 서민생활이 크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해말 간담회에서 "2017년 우리 경제의 관건은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것"이라며 "결국 성장세 견인은 소비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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