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인철기자
  • 입력 2017.01.09 17:56

[뉴스웍스=최인철기자]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서 삼성그룹의 대외 창구역할을 했던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라는 전문 경영인이 있다.

지난 1977년 삼성전자 입사후 해외사업부분에서 내로라하는 능력을 발휘해 회사내에서도 해외통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경영자다. 

기자로서는 7년여전 박 사장이 삼성 디지털이미징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을때 처음 만나 꽤 오랜 시간 취재에 대한 내용은 물론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으로서의 속깊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일명 '로열 패밀리'에 대한 짖궃은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대답하던 모습은 기자의 뇌리에서 쉽게 떠나지 않는다. 보통 로열 패밀리에 대해서 '용비어천가'에 가까운 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진지하게 "창업자와 승계자들의 인사이트는 분명히 남다른 편"이라면서도 지나친 우상화에 대해서는 극구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오랜기간 유럽 사업부에서 지냈고 현재 대외담당을 맡고 있는 박 사장은 불행하게도 이번 최순실 지원과 관련해 총대를 멘 모양새다. 유럽 전문가인 그가 독일 등 최순실-정유라 일가 지원에 나선 점은 '직장인의 딜레마'를 연상시킨다. 수많은 직장인들은 삼성전자가 아니라고 해도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 상관없이 직위의 사다리를 올라갈때마다 '얄궂은 숙제'를 받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군가는 먹고살기 위해서, 원래 그런 것이 아니냐며 기계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면서 불면의 밤을 지내며 고통스러워 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목격된다.

박 사장이 국회 청문회 불출석 사유로 제시한 내용 중에 '자살 사고(思考)심화'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올해 삼성전자 입사 40년이 되는 박 사장이 느끼고 있을 자괴감을 어느정도 일지 헤아리기 어렵지만 이 한마디는 꼭 남기고 싶다. "나쁜 생각은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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