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우기자
  • 입력 2017.01.10 14:43

코스피, 외국인 시총비중 사상 최대 467조 달해

[뉴스웍스=김동우기자]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27일부터 10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올 들어선 매수우위 행진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규모는 지난 5일 467조119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일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은 466조7477억원에 달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발 두가지 큰 변수로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과 미국 금리 인상이 그것이다.

트럼프 당선이후 미국 달러는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금리는 지난해 12월 0.25%포인트 상승했다.

달러강세와 미 금리 인상은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해외 큰 손들의 자금 유출로 이어져 신흥국 시장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이후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은 없다. 이에 따라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지고 앞으로 코스피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짚어본다.

‘바이(buy)코리아’=저평가주에 집중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9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처음으로 달러당 120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 달러 강세는 외국인의 증시 이탈 요인이지만 반대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최근 외국인 매수세의 주요 요인으로 봤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삼성전자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27일부터 올 들어 9일까지 7거래일 동안 총 2587억어치를 매수우위했다. 이 기간 중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단 두차례 각각 15억원, 807억원씩 순매도했을 뿐이다. 특히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6일에는 456억원, 9일에는 1646억원을 각각 매수하며 기조를 이어갔다.

이 기간 현대자동차(1461억원), SK텔레콤(616억원), KB금융(584억원)에도 외국인들의 자금이 몰렸다. 또 외국인들은 최근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규제로 주가가 급락한 화장품 관련기업들도 매수했다. 5일 동안 사들인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주식은 각각 347억원, 281억원어치에 달한다. LG생활건강 주식도 2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김병연 NH농협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자금 유출 관련 우려가 점차 완화되는 상황에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게 최근 매수세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전기전자, IT 기업들의 호실적과 채권금리 상승도 외국인 투자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순매수는 지속될까

외국인 투자가 원‧달러 환율상승(원화가치하락)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순유입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 달러당 13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가 압도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미 달러강세가 1분기에는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당 1200원대 턱걸이 상황에서 자금인출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라는 얘기다.

또 외국인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올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 가운데 금융주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순매수금액 4139억원가운데 30%에 달하는 1159억원을 은행주를 매수하는데 사용했다. 은행들이 올해 추가 금리인상을 통해 실적호전을 실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수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달러강세와 금리인상이 동시에 일어났지만 코스피에 외국인 자금이 빠지지 않는 것은 원화 추가하락과 코스피에서 저가 종목에대한 메리트가 아직은 유효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달러당 원화가 1200원 후반대로 오르고 주가가 어느정도 오르는 1분기 후반으로 접어들면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적어도 설 연휴이후까지는 외국인 순매수기조와 이어져 코스피 강보합세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원화상승이 지속될경우 수출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며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을 눈여겨 보면서 실적호전 저평가주와 수출관련주들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놓고 투자타이밍을 잡는 것이 바람직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