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남상훈기자
  • 입력 2015.11.19 15:19

한국이 미, 일, EU보다 시장주도권 쟁탈에 유리

한중FTA는 현 가공무역 위주의 대중수출 구조를 소비재, 완제품수출 위주로 바꾸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적 수출 위축상황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조기발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야가 한중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발효를 목표로 협의에 착수함에 따라 국회의 조기 비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침체일로인 현 수출환경과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연내 발효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연내 한중FTA 발효의 우선적 당위성으로 중국시장 개방일정을 앞당긴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한중 FTA는 발효일에 첫번째 관세 인하가 단행되고 다음 관세 인하는 다음해 1월1일에 이뤄진다"며 "연내 FTA를 발효하면 동시에 첫해 관세인하가 이뤄지고 2016년 1월1일 다시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월 31일 발효한다면 이틀 사이에 2년에 걸친 관세인하 효과를 본다는 뜻이다. 한중 FTA는 5년 이상 중장기 관세 인하 품목이 많아 중국시장 개방을 1년 앞당기는 셈이다.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추이<자료=한국무역협회>

현재 중국의 즉시 관세철폐 비중은 품목수 기준 20.1%로 한미(82.1%), 한EU(94.0%)에 비해 대단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한중간 무역자유화가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관세 절감액 규모는 연간 54.5억달러로 한미FTA의 5.8배, 한EU의 3.9배에 달하는 구조이다.  

이와 함께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양국간 무역자유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중교역에서 차지하는 가공무역 비중은 전체의  51.9%로 경쟁국인 대만(50.1%), 일본(34.0%), 미국(16.0%) 등이다.

한국은 그동안 부품, 원부자재 등의 수출을 통해 중국 고도성장의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중국은 급격히 가공무역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중국은 가공무역금지품목으로 세계무역기구(WTO)가입직후인 2004년 314개 품목을 규정했으나 2007년 1140개, 2010년 1803개, 2014년 1871개 등으로 대상을 빠르게 확대해왔다.

이는 최근의 대중 수출 급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 대중 수출은 -0.4%, 올들어 8월까지는 -3.6%로 감소세가 확대됐다.

아울러 세계의 공장에서 최대 소비시장으로 탈바꿈중인 중국 내수시장 장악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자유무역화를 진행해 소비재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미, EU, 일본 등에 비해 유리한 교역조건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역협회 박천일 통상연구실장은 "중국의 작년 소비재 수입규모는 1576억달러이고 세계 2위 내수시장을 갖고 있다"며 "미, 일, EU 등이 중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고 있는 만큼 연내 한중FTA를 발효한다면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중국이 산업고도화 정책의 일환으로 서비스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중국 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해서도 연내 발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서비스 수입규모가 2005년 840억달러에서 작년 3830억달러로 세계 2위 규모이다. 중국은 세계서비스 수입의 9.8%(4783억달러)를 차지하는 미국에 이어 7.9%의 비중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다.

서비스 협상은 FTA발효 이후 2년이내 추가 자유화를 위한 후속협상을 진행하는 만큼 빠르면 내년에 개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천일 실장은 "현 서비스협정은 시장개방을 명시된 부문만 하지만 후속협상에서는 중국이 각국과의 FTA에서 처음으로 유보분야만 명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자유화수준을 확대한다"며 "이는 이제 막 성장궤도에 진입중인 중국서비스시장에서 미,일, EU 등과 시장선점 경쟁을 하는데 있어  아주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삼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은 "중국은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강화해 6~7%대의 내수 중심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며 "한ㆍ중FTA를 연내 발효한다면 그만큼 중국 내수시장 선점을 앞당길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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