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1.11 14:03
<사진출처=CNN>

[뉴스웍스=김벼리기자]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한 시민으로서 내 삶의 남은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보낼 것이다."

퇴임을 10일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의 대형 컨벤션센터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고별연설을 했다.

그는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을 더 나은 나라, 더 강한 나라로 만들었고, 우리는 진보를 향한 기나긴 계주를 뛰면서 우리의 일이 항상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특히 "열심히 일하고, 이웃에 관대한 마음을 갖고, 조국을 사랑하는 시민이 우리의 조국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그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9년 우리는 직면한 도전을 더 강하게 헤쳐나갔다. 이는 우리가 이 나라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신념과 믿음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러분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생을 살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면 비범한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적이 수없이 많다"며 미국민의 단합을 주문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앞선 연설들과 마찬가지로 이날에도 희망과 변화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는 보통 사람들이 참여하고, 그것을 요구하기 위해 함께 뭉칠 때 일어난다"며 "8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변화의 힘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는 미국적 사고의 뛰는 심장이자 담대한 실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두 걸음 나아가면 종종 한 걸음 뒤로 가는 것을 느낀다. 국가의 진보가 고르지 않다"며 정권 재창출을 실패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그는 "미국은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껴안기 위해 전진과 끊임없는 건국이념 확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진보에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건강보험개혁정책(오바마케어)을 자신의 대표 업적으로 꼽았다.

그는 취임 당시의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 실업률을 1년 만에 최저치로 낮췄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바마케어로 서민들도 적은 비용으로 건강보험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불평등이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시키고 있고, 도시 빈곤층과 시골의 많은 사람이 '게임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세팅돼 있고, 정부는 가진 자들의 이익에만 봉사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생각이 정치에 대한 더 많은 냉소를 낳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경제 이슈가 중산층 백인 근로자와 차별받는 소수자들 간의 투쟁으로 '편 가르기'에 동원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의 대사를 인용해 "사람을 이해하려면 피부 속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걸어라"라며 이해와 화합을 호소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및 공화당을 언급하며 그들이 오바마케어 폐지를 밀어붙이는 것은 반대하지만 "민주적으로 더 나은 대책을 만들면 공개적으로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을 두고는 "무슬림계 미국인은 우리 못지않게 애국자들"이라며 "차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를 언급하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으며, 큰딸 말리아도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 여사를 언급하며 "당신은 내 아내이자 내 아이의 엄마일 뿐 아니라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다. 당신은 백악관을 모든 사람의 장소로 만들었다. 원하지도 스스로 만든 것도 아닌 역할을 25년간 우아하고 고상하게, 그리고 훌륭한 유머를 갖고서 해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도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50분간의 연설을 마감하며 "대통령으로 마지막 부탁을 하고자 한다. 변화를 이뤄내는 나의 능력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의 변화능력을 믿어라"며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한 시민으로서 내 삶의 남은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보낼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우리는 이뤄냈다(Yes We Did).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며 연설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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