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1.16 15:09

"이재용 부회장 구속시 심각한 경영공백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YTN영상캡쳐>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앞이 안보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가 남긴 말이다.  

이날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위반 ‘횡령’과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혐의 등을 적용했다. 법원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적부 심사는 오는 18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특검팀 출범 후 재벌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재계 총수 수사에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 "법원의 현명한 판단 기대"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워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총수역할을 수행한 이 부회장마저 사법처리가 임박하자 패닉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그룹내 사업 재편과 미래신성장동력산업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룹 총수가 부재함에따라 당분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창사이래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그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고위 경영시스템이 붕괴된적은 없었다”며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의 경우 연초 설비투자 계획이 확정돼야 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명확한 올해 사업계획이 수립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까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삼성은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직후 "특검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며 "법원이 법과 사실에 입각해서 현명하고 공정하게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구속적부심사에서 치열한 법리 논쟁을 벌여 보겠다는 입장 표명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뇌물공여죄 무혐의 확신"

삼성은 현재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죄 적용 부분에 대해 무혐의를 확신한다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을 필두로 청와대의 강압에 못이겨 최순실씨 모녀에게 승마비용을 지원한 것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그룹의 관계자는 “삼성측이 계열사간 합병을 위해 청와대에 먼저 금품을 제공했다면 뇌물죄를 인정할 수 있지만,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독대요청을 하기전 삼성은 청와대 인사와 접촉조차 없었다”며 “특검이 이 부회장에대해 뇌물공여죄를 적용한 것은 다분히 여론 몰이식 수사이며 법원에서 명확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관련 브리핑을 통해 “국가경제도 중요하나 정의 세우는 일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에 대해 조금도 물러서거나 봐주기식 수사는 없을 것임을 천명한 셈이다.

재계 "법앞에서 대기업 오너라고 역차별 받아선 안돼"

이에 이번 주 중 특검 조사를 앞두고 있는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검은 수일내에 최태원 SK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을 소환할 예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권력형 정권 비리로 인해 기업에 대해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이 벌어지고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권력앞에 맞설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겠는지 먼저 문제의 근원부터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인 기업의 총수가 도주의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범죄 혐의에 대해서특검과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며 “재판을 통해 범법여부를 따지는 것이 법 정의에도 맞고 대기업 오너라고 해서 법 앞에서 역차별을 받아서도 안된다”고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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