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우기자
  • 입력 2017.01.16 15:03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제공=효성>

[뉴스웍스=김동우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6일 공식 취임하면서 효성의 ‘3세 경영시대’가 막을 올렸다.

조 회장은 이날 정오께 경기 고양시 벽제기념관에 있는 고(故) 조홍제 선대회장의 묘소에서 추모식을 진행한 뒤 서울 공덕동 효성 본사로 이동해 비공개로 취임식을 가졌다. 부친인 조석래 전 회장의 건강문제와 재판 등을 고려해 일정을 미뤄왔지만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서기 위해서는 필요한 상징적 행사인 만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월 16일은 조홍제 선대회장의 기일이자 자신의 생일이기도 하다. 이날을 취임식 날짜로 잡은 것은 ‘기술로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선대 회장의 ‘기술 중시’ 창업 이념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식에서 조 회장은 ‘젊은 효성’의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하고 글로벌 경영 드라이브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효성그룹은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창립 5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1968년생인 조 회장은 보성중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세인트폴스 고등학교로 유학해 1987년 졸업했다. 미국 예일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일본 게이오대학 법학대학원 정치학부 석사를 마쳤다. 이후 일본 미쓰비시 상사와 미국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영어와 일본어, 이탈리아어에 능숙한 그는 유학 및 해외 근무 시절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젊은 리더들과 깊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대학시절 야구, 미식축구, 스키 대표선수를 지냈다. 조 회장은 야구와 경영이 비슷한 점이 많다며 ‘조현준표 야구경영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1997년 귀국해 효성 전략본부 부장으로 입사한 후 전략본부 경영혁신팀 이사, 전략본부 상무, 전무, 부사장, 무역PG장, 섬유PG장 겸 무역PG장, 섬유‧정보통신PG장 겸 전략본부장을 역임하며 성과 중심의 PG‧PU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효성의 조직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현준 회장이 지난 2007년부터 이끌어 온 섬유PG는 현재 효성그룹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조 회장은 또 지난 2014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중공업 부문의 경영에 본격 참여해 ‘선별수주·신사업 확대’ 전략을 앞세워 지난해 1522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을 전경련 회장을 지낸 부친 조석래 회장만큼이나 글로벌 감각과 경험, 인맥을 갖춘 ‘차세대 리더’로 평가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4년 첫 외부활동으로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역임한 아버지에 이어 한일경제협회 회장으로 나서기도 했다.

2015년 5월에는 한일 주요경제인들의 모임인 ‘한일경제인회의’에 패널로 나서 ‘미래세대가 바라본 한일 미래상과 협력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서 ICT산업 분야에서의 협력과 한국의 창조경제에 대한 투자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1966년 ‘산업입국(産業立國)’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효성그룹은 아라미드, 나일론, PET, 스판덱스, 안전벨트, 강선, 타이어 코드, 산업설비, 탄소재료 등 다양한 중간재 산업에 진출해있다. 현재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에어백 원단 GST 등 세계시장 1위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올해도 글로벌 톱티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영업이익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 회장의 취임 후 최대 과제는 폴리케톤·탄소섬유를 스판덱스에 이은 ‘제2의 캐시카우’로 만드는 것이다.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오는 만큼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매서운 기세로 뒤쫓아 오는 후발 중국업체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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