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우기자
  • 입력 2017.01.19 10:41
19일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 후 서울구치소를 나와 곧장 삼성 서초사옥으로 향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YTN 영상 캡쳐>

[뉴스웍스=김동우기자] 총수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면했지만 삼성의 시계(視界)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19일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구속은 면했지만 ‘뇌물 공여’라는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향후 재판일정까지 고려하면 경영정상화까지는 아직도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사장 등 그룹의 수뇌부에 대한 특검의 소환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

또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꾸준히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무효 소송이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통해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검찰의 압수수색과 국정조사 청문회, 특검의 소환이 이어지면서 연말 인사는 물론 2017년 경영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밝힌 미래전략실 해체 등 지배구조 개편안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오는 3월 예정된 상반기 공채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던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전장사업 등 신사업 확장에도 공백이 예상된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부상한 2014년 이후 약 3년간 15건의 인수합병(M&A)를 추진하며 신사업에 진출해왔다. 지난해 인수를 발표한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전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후속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이미 미국에서는 하만 주주들의 반발 등 변수가 돌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락한 대외 신인도 회복도 시급하다. 총수가 뇌물공여죄의 피의자로 특검에 소환된 것만으로도 삼성은 브랜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상황에서 삼성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해외에서 삼성이 ‘부패 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의 영향으로 적잖은 이미지 추락을 경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19일 오전 6시 14분께 서울구치소를 나와 삼성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서초사옥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곧바로 주요 임원들과 회의를 가졌다. 전일 법리 다툼에 대한 내용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향후 재판일정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측 고위관계자는 “향후 특검의 남은 수사와 재판에 충실히 대비하면서 한동안 올스톱 되다시피 했던 투자나 사업재편, 지주사 전환 검토 등 현안에도 차근차근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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