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1.20 13:39

'바오류 시대' 접어들어....美 트럼프 행정부 출범 올해가 더 문제

[뉴스웍스=박명수기자]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7%를 기록해 26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중국 경제가 2년 연속 6%대 성장에 그쳐 7%대 벽인 '바오치'(保七)의 고속 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중속 성장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현지시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74조4100억위안으로 전년보다 6.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70조위안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DP성장률 6.7%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범위(6.5~7.0%)에는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발생 여파로 성장률이 급감한 1990년 3.8% 이후 2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2015년 6.9%에 이어 2년 연속 6%대로, 중국 경제가 이제 성장률 6%대를 유지하기 위해 공을 들여야 하는 '바오류'(保六)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6.8% 늘어 1~3분기 6.7%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는 호조를 보인 반면 투자와 수출은 부진했다.

이날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소비·생산·투자 성적표도 발표했다. 중국의 지난해 연간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0%, 연간 소매판매는 10.4% 각각 증가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고정자산 투자는 8.1% 증가에 그쳐 예상치(8.3%)를 하회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가 둔화된 것은 인건비와 지가 상승 등으로 중국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줄어든데다 제조업 중심으로 민간투자도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 등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성장률의 추가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하는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대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45%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중 무역갈등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 3852억 달러에 달했던 중국의 대미 수출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수출 의존 경제구조에서 탈피하는 '뉴노멀'(신창타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장속도 둔화가 불가피한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 등도 도사리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올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GDP 증가율 목표치를 ‘6.5% 내외’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국가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2017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6.5% 수준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WB)도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와 내년 예상 성장률을 6.5%와 6.3%로 예측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중국 경제를 올해 6.5%, 내년 6.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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