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석기자
  • 입력 2017.01.21 05:14

취임사서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 우선주의가 될 것"이라고 강조

트럼프가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CNN>

[뉴스웍스=이상석기자] 대변혁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정오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앞 광장 특설무대에서 취임식을 갖고 4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트럼프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선서를 한데 이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제로 취임연설을 했다.

취임연설을 통해 트럼프는 우선 자신의 취임이 단순한 권력 이동이나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외쳤다. 정치인이 가졌던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날이라고 선언했다.

정치인들이 번영했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으며 공장은 문을 닫았다고 트럼프는 주장했다.

'국민의 시대'로 변화시키겠다고 선언한 트럼프는 곧바로 '미국 우선주의'를 꺼냈다. 수십년 동안 미국 산업을 희생하면서 외국의 산업을 번창하게 했고 미국 군사력을 고갈시키면서 다른 나라의 군대를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을 보호하지 못하면서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으며 어마어마한 돈을 외국에 쏟아부으면서도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는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트럼프는 "미국에 대한 학살"이라고 정의하고 "미국에 대한 학살은 멈춰야 한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 우선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취임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 우선주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CNN>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에서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임을 내비쳤다."무역, 세금, 이민, 외교 등의 모든 결정은 미국인 노동자와 미국인 가정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일자리, 우리의 국경, 우리의 꿈을 되찾아오겠다"고 트럼프는 목소리를 높였다.

"나의 단순한 두 가지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라!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는 보호무역과 함께 미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부유하게, 자랑스럽게,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 면서 "이를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인이라면 인종에 상관없는 단결과 애국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선 핵심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 중산층 복원을 약속하면서 서방의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개편 등 세계질서 구축 등을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핵심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안을 제시하고 낡고 부패한 정치 관행 일소 등을 선포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 출신으로 공직과 군복무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 '트럼프 시대'의 문을 열었다.

철저한 국익 중심의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정권의 출범은 동맹과 자유무역을 두 축으로 구축해온 전후 70년 세계 질서의 대대적인 변혁을 예고했다.

취임연설을 마친 트럼프는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백악관에 이르는 2.7㎞에서 90분간 차량 퍼레이드를 펼쳤다.

트럼프는 이어 백악관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저녁에는 워싱턴 시내에서 열리는 3곳의 공식 무도회에 참석했다.

새 정권의 출범을 알리는 통합과 축제의 무대가 돼야 할 취임식은 '분열적' 대선전의 후유증 탓에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따른 '정통성 시비'가 일면서 흑인 인권운동의 아이콘인 존 루이스(민주·조지아) 하원의원 등 의원 60여 명이 취임식 보이콧을 선언했으며 수십만 명의 '반(反) 트럼프' 시위자들이 워싱턴DC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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