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2.17 09:54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이달 초 열린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의 화두는 말할 것도 없이 ‘4차 산업혁명’이었다. 갖가지 가전 업체에서는 자신만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시 가장 ‘핫’한 기업은 엔비디아(NVIDIA)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연설, 및 토크쇼에는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었다.

대중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엔비디아가 생산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대중의 관심을 끌어당겼다.

GPU란 한마디로 그래픽처리를 위한 고성능 처리장치로 그래픽카드의 핵심 칩이다.

지난 1990년대 초기까지 그래픽카드는 단순히 중앙처리장치(CPU)의 연산 결과를 그림이나 글자 신호로 변환, 모니터로 화면을 출력하는 역할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게임산업이 성장하면서 그래픽카드의 역할도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3D 그래픽, 현실적인 화면 등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는데, 이를 CPU만으로 구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다른 처리장치가 필요했다. 그러다 1999년 엔비디아는 ‘지포스(GeForce)’라는 그래픽 컨트롤러(Graphics Controller)를 내놓는데 이것이 GPU의 시초다.

특히 CPU와 달리 GPU는 대규모 연산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는 데 특화돼있다. 이런 점 때문에 슈퍼컴퓨터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그래픽처리장치가 4차산업혁명에서 떠오르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인공지능(AI)의 핵심은 ‘딥러닝’이다. 딥러닝이란 쉽게 말해 AI가 직접 경험을 쌓으면서 스스로 학습을 하는 과정이다.

당연히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처리능력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높은 처리 능력을 갖춘 GPU의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GPU는 AI의 ‘뇌’ 정도의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얼마 전 이세돌 프로바둑 9단과 대결을 벌였던 구글의 AI ‘알파고’에도 GPU 176개가 쓰인 바 있다.

이번 CES에서 엔비디아는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는 AI 마이크 ‘스팟’ 출시를 예고했다. 아우디와는 오는 202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완전 자율주행 바로 전 단계)를 내놓을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GPU를 통해 자동차나 건물, 구조물 등의 초기 설계 단계에서 내부를 VR로 구현, 존재하지 않은 곳을 미리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며, 빛에 따라 어떻게 모습이 바뀔지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레이몬드 테(Raymond The)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AP)지역 총괄 부사장은 “AI가 사람을 능가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것이 계기가 됐다. 과거의 AI는 콘셉트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다르다”며 “엔비디아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플랫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개발자도구 등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며 세상을 바꾸는 AI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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