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7.01.24 09:59

경기부진에 물가까지 올라 '꽁꽁'

[뉴스웍스=최안나기자]소비자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7년 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7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한 93.3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쳤던 2009년 3월 75.0을 기록한 이후 7년 10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기준선(2003~2016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고 100에 못미치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지난 2015년 6월에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급락했지만 98.8 수준이었다. CCS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CCSI는 지난해 10월 102.0에서 11월 95.7로 크게 떨어진 후 12월에는 94.1로 내려가는 등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미국의 신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국내 국정혼란 사태까지 겹치는 등 악재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는 생활형편과 현재 경기판단 지수 등이 크게 악화됐다. 한은은 최근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현재생활형편CSI는 87로 작년 12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생활형편전망CSI도 91로 2포인트 하락했다. 생활형편이 6개월 전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늘었고 6개월 후 악화될 것으로 본 소비자도 많아졌다는 의미다. 현재생활형편CSI는 2012년 12월(85) 이후 가장 낮고 생활형편전망CSI는 2012년 1월(91)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어려운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현재경기판단CSI는 51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6개월 후 전망을 가리키는 향후경기전망CSI는 67로 2포인트 상승했고 취업기회전망CSI(69)와 금리수준전망CSI(126)는 각각 1포인트와 2포인트 올랐다.

물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8로 작년 12월에 비해 7포인트 올랐고 임금수준전망CSI는 112로 2포인트 올랐다. 물가수준전망CSI는 2012년 3월(149)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7%로 전월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8%로 0.3%포인트 올랐다.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응답)으로는 공업제품(50.3%), 공공요금(50.0%), 농축수산물(48.4%) 등이 꼽혔다.

주택가격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작년 12월 97에서 1월 92로 떨어졌다. 작년 10월 114에서 11월 107로 내려간 데 이어 석달째 하락 행진을 했다. 가계저축전망CSI(91)과 가계부채전망CSI(99)는 한달 전보다 나란히 1포인트씩 내려갔다. 가계수입전망CSI는 98로 전월과 같았고 소비지출전망CSI는 104로 1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7일 전국 도시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2039가구가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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