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1.25 16:10
<사진제공=우리은행>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이름에 구할 구(求)자가 들어가는 그는 숫자 ‘9’를 좋아한다. 

하나를 더 보태야 ‘10’으로 완벽해지는 숫자기 때문이란다. 더 보태야 하는 것은 노력이다. 목표를 정해 놓고 달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하나를 더 보태는 노력. 이 같은 그의 지론은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온 그 만의 경영스타일로 나타났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그의 연임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신임 행장 선임을 앞두고 현 행장이었던 그는 썩 유리하지만은 않은 두가지 꼬리표가 있었다.

‘서금회’와 ‘상업은행’ 출신. 서금회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금융계의 탄탄한 인맥으로 통하던 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 모임이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서금회 출신이라는 것은 숨기고 싶은 이력에 불과했다.

또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등이 합병한 우리은행은 그동안 두 개의 은행 출신들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오는 관례가 있었다. 상업은행 출신인 그가 행장을 했으니 관례대로라면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을 차례였다.

게다가 이 행장은 2년전 취임 일성이었던 ‘임기내 민영화’ 약속을 지켰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숙원사업이었던 지분 매각에 성공, 민영화를 이뤄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51%가운데 29.7%를 과점주주(주주별 4~8%지분인수)방식으로 매각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사는 그의 업적이지만 기존 은행출신의 행장 연임에는 걸림돌이었다. 민영화가 이뤄진만큼 신규 주주 추천, 외부 인사의 행장 취임으로 경영 쇄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이 행장은 단 2년만에 지난해 1~3분기 당기순익을 1조1000억원대로 올려놓았다. 전년 같은기간대비 32%나 늘려놓은 것이다. 부실채권 비율도 안정수준인 1%아래로 떨어 졌다. 지난해말 기준 글로벌 순익은 1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와 함께 9에다 하나를 더 보태 10을 만들겠다는 정신은 그가 행장에 취임한 후 ‘24‧365 프로젝트’로 발현됐다.

‘24‧365프로젝트’는 하루 24시간씩 1년 365일 노력해 당면 과제인 민영화와 글로벌 시장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다. 하루도 안빼고 일벌레가 되겠다는 그의 의지는 신임 행장 추천 심사를 앞두고 그 앞에 놓여있던 몇가지 걸림돌들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다.

이 행장은 1979년 11월 우리은행 전신이었던 상업은행에 입사한 후 35년째 우리은행에서 일한 전통 금융인이다. 지점장 시절 전국 실적 1위를 여러차례 차지했고, 전국민들에게 익숙해진 ‘우리V카드’는 그가 카드전략팀 부장시절 기획한 작품이다.

그는 천안고등학교와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했으며 우리은행에서는 홍콩지점장과 경영기획본부와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을 역임한 후 지난 2014년 행장에 올랐다. 행장 취임시 2년내 민영화를 성사시키겠다며 3년 임기를 2년으로 단축해 화제가 되기도했다.

그의 업무용 차량 번호도 재밌다. 그는 2년전 행장 취임 후 전용차량 번호를 ‘1050’으로 바꿨다. 우리은행을 아시아 10위, 글로벌 50위내에 들어가는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설정해 놨기 때문이다. 오는 2019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이 행장의 시선은 해외 시장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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