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1.26 15:39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증권거래소 앞 황소상. 황소상은 주식시장 상승랠리를 의미하는 조각상이다. <사진=DB>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뉴욕증시에서 트럼프 랠리가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승랠리가 앞으로 수 개월간 지속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뉴욕 다우지수는 사상처음으로 지난 25일(현지시간) 지수 2만선을 넘어섰다.

트럼프 랠리 저변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있다.

세금을 감면해주고 세계공장인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공공사업을 확대 시행한다는 것이 주요골자다. 트럼프 랠리에 뉴욕 월스트리트는 환호하고 있다.

뉴욕 월가의 기술분석 전문가 랠프 아캄포라는 “

그러나 미국 전체가 트럼프 경제 정책을 환영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세계 제1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지난 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장기투자의 적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 나는 시장이 제대로 잘 흘러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트럼프는 실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뉴욕증시, 상승랠리...수개월 지속될 수도"

미국 인터넷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랠리가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이며 지수 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기술분석 전문가인 랠프 아캄포라는 “트럼프의 규제철폐와 세금인하, 재정정책 등친기업 정책 효과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앞으로 수개월간 5% 정도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가 각각 2만750, 2370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뉴욕증시는 지금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큰 하락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며 “뉴욕증시는 지금 상승을 시작하기 전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캄포라 역시 트럼프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았다. 주가는 오를 수 있어도 부메랑으로 돌아 올 사회 전반에 걸친 소득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현재 벌이고 있는 정책들로 자본주의가 재탄생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나는 그가 머저리(jerk)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 트럼프가 자신이 한 말의 절반만이라도 실천한다고 생각해보라. 오, 마이 갓(my God)!”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뉴욕증시의 상승은 일단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는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랠리에 따른 상승기조가 수 개월 지속될 경우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직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의사를 밝혔고, 현재 추진 중인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불참도 분명히했다. 다음 차례는 한‧미FTA 파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NAFTA 탈퇴는 멕시코에 기지를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 포스코, SK, 한화 등 국내 유력 기업들의 북미 수출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의 미국 시장 수출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의 이 같은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이 올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뉴욕증시와 코스피가 동반 상승한다는 공식은 깨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고 뉴욕증시가 호황을 누릴 경우 외국인들의 신흥국시장 투자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트럼프 랠리에 따른 뉴욕증시 상승이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경제정책의 함정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은 일자리와 미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기업들에게 불공정한 관세 부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임자들이 국가간 약속인 협정을 맺은것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들 태세다.

이와 함께 서민을 위한 복지는 축소하고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정부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과감한 감세 조치가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G2로 급부상한 중국 견제를 위해 대중국 관세부과는 물론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충돌까지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단기간 미국 경제를 일으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안전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경우 전 세계 시장에 고르게 퍼져 있을 때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미국의 경제적 파워가 나오는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가 천명한 미국 우선주의는 세계 곳곳의 달러를 미국으로 집중시키겠다는 것인데, 자칫 경기 회복시점에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달러를 집중적으로 가져갈 경우 글로벌 경제위기는 물론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빼앗기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지난 세계 경제포럼에서 “트럼프 경제정책의 성공 가능성이 낮은 것은 그의 정책을 이끄는 아이디어들이 선천적으로 자기 모순적이며 그 모순이 이미 그의 자문관들과 그의 내각에서 구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규제가 철폐되고 세금이 인하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오랜 꿈이었다. 꿈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의 TPP철회와 국경세 요구 방침 등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고 트럼프가 깊이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와같이 올 상반기 뉴욕증시를 비롯해 미국 경제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장기 지속되기 보다는 쉽게 꺾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역시 높다. 따라서 국내 증시는 올 상반기 중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 추세로 자리잡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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