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5.11.20 11:09

재택사원 등록비 명목으로 400만원씩 받아…해외 도주 주범 인터폴 수배

 

월 수익 1억원의 고소득을 보장한다면서 주부들을 꾀어 수백억원을 받아 가로챈 다단계 사기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사기 등의 혐의로 A사 임원 이모(5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박모(46)씨 등 회사 관계자 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두고 인천·부산 등 23곳에 지사를 열어 재택사원을 모집한 후 사원 등록비 명목으로 1인당 400만원씩을 챙기는 등 지난해 12월∼올 7월 총 2347명에게서 400억원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주범인 A사 대표 이모(55)씨는 자신이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업가로 소개하며 주부 재택사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400만원을 내고 사원이 되면 4개월간 440만원을 지급하고 타 사원 모집 실적에 따라 승진을 시켜주겠다"며 "직급이 높아지면 기본급과 수당도 오른다면서 최고 직급인 본부장 승진 시 월 1억원 이상을 벌 수 있다"고 꼬드겼다.

이들은 뒷순위 피해자들의 돈을 앞순위 피해자에게 주는 일명 '돌려막기'를 하다 올 7월부터는 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30∼50대 주부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회원만 유치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돈을 건넸다. 직급을 빨리 올리려고 여러 이름으로 등록비를 넣어 많게는 1억원 이상 잃은 사람도 있었다.

조사 결과 A사는 실체가 없는 회사였으며, 이씨 소유 사업체는 적자를 내는 치킨집 1개 뿐이었다.

대표 이씨는 2000년 다단계 범행을 저지르고 중국으로 도주, 5년 뒤 현지에서 또 다단계 사기행각을 벌이다 중국에서 수감생활을 한 전문 사기꾼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 등은 수억원대의 벤틀리 승용차를 굴리고 다섯 달 동안 한 술집에서만 1억원을 쓰는 등 수십억원을 탕진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가 시작되자 태국으로 달아난 대표 이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하는 등 뒤를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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