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7.02.07 17:04

글로벌업체와 연합전선 구축, 삼성전자 대항마로 급부상 기회

일본의 도시바가 다음달 31일까지 반도체 사업 부문을 분사시키기 위해 지분 20% 매각에 나섰다.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전에는 웨스턴디지털, 혼하이, 글로벌 사모 펀드, SK하이닉스 등 약 10여개의 기업과 투자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국내외 언론을 통해 확인됐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인수전 참여는 글로벌 협업 구축 의미

이번 도시바 지분인수는 전량이 아닌 20%에 불과하다는 것이 포인트다.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으므로, 도시바 생산 설비에 대한 권한을 얻거나 향후 투자 계획을 좌지우지해 업계 구조를 변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부문 지분 인수에 나선다면 도시바와의 총괄적 연구개발(R&D)협력, 도시바 보유 IP에 대한 무제한적 접근 등이 될 것이다.

만약 도시바가 SK하이닉스를 지분 인수자로 선정한다면 이는 도시바‧웨스턴디지털 진영과 SK하이닉스 간 협업체제가 구성되는 결과를 이끌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성사의 관건은 도시바가 이번 지분 매각을 단순히 재원 마련의 차원이 아닌 경쟁사와의 연합을 통한 자체 낸드(NAND)사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을 의도가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단순한 재원 마련의 차원이라면 굳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게 보유기술, IP를 노출하지 않고서도 웨스턴디지털, 혼하이, 사모펀드 등에 대한 지분 매각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바의 선택은... ‘재정확보 VS 삼성전자에 대항'

현재로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부문 지분 20%를 확보할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렵지만 만약 도시바가 장기적, 전략적 측면에서 삼성전자에 대항 할 연합 구성을 고려한다면 SK하이닉스에게 지분 매각을 허용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 지분 인수 경쟁을 벌일 웨스턴디지털은 이미 도시바와 낸드 부문에서는 한몸과 같은 상황이다. 도시바 낸드 생산 설비의 절반을 보유 중인 샌디스크가 웨스턴디지털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 반도체 부문 지분 20%를 인수하는 것은 기존 업계 구도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재정확보에 방점이 찍힌 도시바의 선택일 것이다. 혼하이와 같은 고객들이나 사모펀드가 도시바 반도체 지분을 인수하는 것 역시 재정확보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만약 도시바‧웨스턴디지털 진영과 SK하이닉스간 연합이 이루어진다면 동 연합의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올해 3분기 기준 45.9%로 삼성전자의 35.5%를 상회하게 되고 생산능력 기준 시장 점유율 31.6%를 크게 넘어서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에도 도시바 지분 인수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업체 인수시...SK하이닉스에 ‘부정적’

아직까지 칭화유니그룹을 포함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인수전에 참여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반도체 업체 들이 도시바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SK하이닉스 주가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도시바 입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지분 참여를 통해 기술을 제공하고 향후 사업 존속을 위한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 그러한 경 우 도시바‧웨스턴디지털 진영과 중국 업체들의 연합이 구성될 것이고 이는 후발 주자인 SK하이닉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중‧일 관계나 중국 업체들의 자체적으로 야심찬 반도체 사업 확대 의지를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업체들의 도시바 반도체 부문 지분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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