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우기자
  • 입력 2017.02.09 11:40

'최순실 게이트' 등 대형악재에 경영계획 세우기 어려워

삼성 서초사옥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김동우기자] 올해 상반기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와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의 사드배치 반발 등 국내외 정세가 어수선해지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상반기 공채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그룹 중 현재 상반기 공채계획이 확정된 곳은 현대차, SK와 한화, GS, 포스코 정도다. 그나마도 SK와 GS를 제외하면 모두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예년 수준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1위인 삼성의 경우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언하면서 기존 그룹차원의 채용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전략실의 기능이 주요 계열사로 이관되면 통합적으로 채용 일정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통상 연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완료 후 미래전략실에서 계열사별 필요 인력을 산정하고 그룹차원의 채용을 진행해왔다.

현재로서는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원만 뽑는 방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력 규모도 예년 대비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은 지난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규모인 지난해 1만4000여명을 신규 채용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이 아닌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하게 되면 보수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론은 특검이 마무리되어야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용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던 현대자동차도 올해는 채용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1만여명을 채용했다. 보호무역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신흥국 경기침체 등 경영 환경을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채용규모를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와 롯데는 아직 공채계획을 확정짓지 못했다. 지난해 4000명 가량을 대졸 신입사원으로 뽑은 LG는 올해도 전년 수준에서 채용 규모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아직 끝나지 않은 롯데 역시 채용규모가 불확실하다. 다만 신동빈 회장이 5년간 7만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만큼 올해 1만명 이상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와 한화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룹사를 통해 총 4500명의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졸 신입 1000명을 채용한 한화는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한진, 두산, KT, CJ, 신세계 등은 아직도 공채계획이 미정인 상태다.

반면 SK와 GS는 올해 채용규모를 소폭 늘린다. SK는 올해 역대 최대규모인 17조원을 투자해 대졸신입 2100명을 포함해 전년 대비 100명가량 늘어난 82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GS도 전년 대비 200명 늘어난 400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채용규모는 예년 수준이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외에서 대형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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