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2.09 16:02

지난달 일평균 환율 변동폭 7.7원 달해

현대자동차 울산 수출항부두에 선적대기중인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의 약달러 기조가 강화되면서 수출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후 요동치는 환율로 수출기업들이 불안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예측불허의 환율이 경제에 가장 큰 악재로 꼽히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은 전달에 비해 더욱 확대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원‧달러환율 일일평균 변동폭은 7.7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6.0원보다 1.7원이 확대된 것이다. 일일 변동률로 따지면 지난해 12월 0.51%였던 것이 불과 한달만인 올 1월 0.65%로 늘어난 것이다. 

현대·기아차, 환율 10원 변동시 연매출 2000억 영향 

환율의 하루 변동폭이 큰 것은 그만큰 환율시장이 불안하다는 반증이다.

특히 수출기업들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연간 10원 변동할 때 연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하는 현대차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10원일 때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1200억원에 달한다. 기아차는 800억원에 달한다.

즉 현대‧기아차의 경우 환율 10원 변동시 앉은자리에서 2000만원짜리 자동차 1만대가 판매 효과를 얻거나 잃게되는 것이다.

수출 주력 기업들의 경우 환율 변동 폭이 커지면 수출 단가가 달라지는 만큼 연간 사업계획은은 물론 분기별 계획마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트럼프 정부, 약달러 기조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 

지난해까지만해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약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내 공장짓기(리쇼어링)가 확대되면서 미국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4~5월)중 미 금리 인상 가능성도 강달러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주요기업들은 강달러에 방점을 찍고 올해 사업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기회복 시그널에 따른 강달러를 막기위해 주요 대미 수출국들에게 환율 조정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1100원대 후반에서 안정세를 찾는가 싶더니 1100원 초반대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교역통화 다변화 등 대응책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달러 환율 변동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경우에 대비해 기업 뿐 만아니라 정기적으로 환전을 필요로하는 가계 보호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환율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기업들의 경우 현지에서 현지통화 결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수출입 통화 다양화를 시도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출지역에 따라 원자재 수입시 엔화나 유로화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해 원‧달러 환율 급등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방침이 점차 확고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화 약세 지지 분위기와 환율조가국 이슈 등은 당분간 원화를 포함한 이머징 통화의 강세(원‧달러화하락) 분위기를 연장시킬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경기 펀더멘탈이 아직은 취약하다는 점은 원화의 강세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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