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2.13 15:40

올 들어 기지개 켠 한국 수출시장에 영향 줄 수도

중국에이어 새로운 세계 노동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의 의류공장 전경. <사진=DB>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동북아 3국을 넘어 동남아시아까지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주요수출국인 동남아시아 경기 침체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올 들어 수출이 살아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은 중국‧일본‧한국을 1차 타깃으로 한 후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까지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대미교역에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탈퇴한데 이어 중국과 일본에 대한 환율조작의혹을 제기했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FTA재협상 등 무역보복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공화당은 전 세계 모든 대미 수출품목에 대해 국경조정세를 부과하는 세제개편안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미국발 보호무역 전쟁 선포인셈이다.

여기서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동남아 신흥국들이라고해서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데보라 엘름스 아시아무역센터 이사는 "아시아의 모든 국가는 대부분 미국에 많은 제품을 수출한다"면서 "무역적자는 언제든 트럼프가 화를 내거나, 트위터를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한바 있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특히 새벽시간을 활용한 트위터로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대통령 취임이후에도 트위터를 활용한 정치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공격 타깃 가운데 중국, 일본에 이은 다음 타깃으로 블룸버그는 한국과 베트남을 꼽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대미무역흑자액은 320억달러 전체 7위에 달한다. 베트남은 TPP 발효로 미국과 무역관계가 확대 개선되길 희망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물거품이된 상황이다. 베트남의 대미수출액은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대미 수출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신흥국시장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베트남이 받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미무역흑자액은 277억달러로 전체 8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의 대미무역흑자액의 80%는 자동차와 부품이 차지하고 있어 베트남에 비해 큰 피해는 우려되지 않는다. 미국이 실제로 관세부과 등 보복조치를 취할경우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미 FTA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한미FTA의 이익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미무역흑자액이 각각 248억달러, 243억달러로 전체 9, 10위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는 베트남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도의 경우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관계가 우호적이어서 당장 보복 조치가 취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다르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009년 국제사회에서 팔레스타인 분쟁당시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항의한 후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이다. 언제든지 미국의 보복 조치를 당할 수 있는 무역 환경인 셈이다.

이처럼 신흥국 시장이 미국의 무역관세장벽에 막혀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한국 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는 세계 경기 침체의 도미노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아시아지역 신흥국가로 보호무역을 확산할 경우 수출시장이 다변화되지 않은 신흥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나 중국의 경우 수출비중이 높은 동남아권 신흥국가의 경기침체가 교역량 감소로 이어질 개연성은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