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우기자
  • 입력 2017.02.15 15:39

"수출에 긍정적 영향...물가 상승에는 대비해야"

STX 강철판 코일 <사진제공=STX>

[뉴스웍스=김동우기자] 연초부터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원유시장이 수급균형에 근접하면서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비철금속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원자재가 강세를 띠면서 이런 흐름이 글로벌 저성장 기조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 경기가 개선되면 수출주도의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전일 대비 0.66달러 오른 배럴당 51.9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20달러까지 추락했던 국제유가는 올해 50달러까지 반등했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러시아,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올해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러시아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정치 리스크도 완화되고 있다.

구리‧아연‧납 등 금속 원자재 가격도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17% 가량 상승하며 1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전선의 재료로 사용되는 구리는 가전,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제품에 사용돼 글로벌 경기와 연관성이 높다. 이밖에 철광석 가격도 2년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강철봉이 23.1%, 아연 13.2%, 납이 20.0%씩 각각 뛰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기초소재 펀드도 연초 이후 10% 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기초소재섹터는 10.39%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재정정책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향후 10년간 1조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미국 제조업 부활을 공언한 바 있다. 여기에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 원자재 수요국인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그동안 저유가 등의 여파로 한국 수출액이 감소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한국 경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하면서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월 들어서도 1~10일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8%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글로벌 경기의 호조를 반영한 것으로 자원을 수출하는 신흥국에 대한 우리 상품의 수요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수출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과도한 수준이며 트럼프 효과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양극화, 고용 부진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도 크게 받고 있어 원자재 가격의 경기신호 기능이 과거에 비해 약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원자재 가격으로 인한 생산단가가 오르면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높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를 고려했을 때 국내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이 커지게 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값 강세가 우리 경제에 활력이 되고 부담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며 “자원수출국의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 지역에 대한 맞춤형 수출전략을 통해 수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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