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2.15 15:07

매각 지분 당초 20% 이하서 50%로 확대하는 방안 검토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에 위치한 도시바 반도체 생산공장 전경. <사진=도시바홈페이지>

[뉴스웍스=김벼리기자] 미국 원자력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자본잠식 위기에 몰린 일본 도시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반도체사업의 지분을 50%까지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바가 매출의 30%를 점하는 알짜 사업인 반도체사업의 지분을 당초 20% 미만만 팔기로 했다가 비율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도시바가 채무초과를 확실하게 방지하기 위해 반도체 메모리 사업의 분사 일부 매각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더라도 확실하게 자본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라고 보도했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도체 자회사의) 과반수 주주 지위 양도를 포함한 외부 자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미여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투자펀드 베인캐피탈, 대만의 홍하이 등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도 도시바의 매각 지분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분사를 결정하면서 19.9%의 지분을 팔기로 하고 입찰을 진행해왔으나 일부 지분 매각 자금만으로는 자본 확충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자 결국 사업 지배권을 내놓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시바는 14일로 예정됐던 2016회계연도 4~12월 결산 발표를 최소 한달 연기하면서 원자력사업 손실 7125억엔(7조2000억원)을 반영한 올해 3월까지 누적 연결손실이 4000억엔(4조5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시가 시게노리 회장은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렇게 될 경우 3월말 도시바가 1500억엔 규모의 채무초과(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도쿄증시 1부에서 2부로 강등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받기도 어렵게 되고, 대출 상환을 연기해도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 돌이키기 힘든 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이에따라 도시바는 이날 80개 거래은행을 상대로 협조융자를 읍소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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