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2.27 10:11

[뉴스웍스=김벼리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무직이 2000석 가까이 비어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상원 인준을 통과한 인사도 같은 시기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절반 수준이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석인 상태의 정무직은 총 1987석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사실상 대통령 재량으로 임명할 수 있는 자리들다. 그럼에도 이렇게 공석이 많은 것을 두고 거명된 후보 당사자들의 거부 및 트럼프 대통령 측의 배제 등의 영향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현재 비어있는 정무직 구성을 보면 상원 인준이 요구되는 자리가 400석, 인준이 필요 없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자리가 400석, 역시 인준이 필요 없는 이른바 '스케줄 C'(Schedule C)가 1200석 정도다.

'스케줄 C'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지는 않지만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전문가들에게 보통 내주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보좌진이나 장관이 선택한다.

다시 말해 공석의 상당수가 상원 인준이 필요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가 인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CNN’은 "대통령이나 최고위 인사가 정무직을 직접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구성이 늦어지는 데 상원의 반대는 요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로 거명되는) 공화당 진영 일부 인사들이 정부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으며, 일부 후보는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어서 아예 배제됐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상원 인준이 필요한 고위직 인선도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상원 인준을 통과한 정부 인사는 14명뿐이다. 이같은 정부구성 속도는 지난 3개 정부보다 크게 뒤늦다.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껏 후보로 지명한 인사 자체가 34명에 그치는 문제도 있다.

비슷한 시기 전임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는 24명을 인준받은 바 있다.

이같이 고위직 인선이 지체되면서 행정부 전체적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한 고위직은 1200∼300석이지만, 대부분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형편이라고 ‘CNN’은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보수주의 정치행동회의' 연차총회 연설에서 "인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모두들 그들이 인준될 것을 안다. 하지만 지연, 지연, 지연. 정말 슬프다"며 "우리는 아직 내각을 갖지 못했다. 기록을 세울 것 같다. 그러나 각료회의에서 빈 자리를 보는 게 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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