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재아기자
  • 입력 2017.03.15 10:33
<사진제공=OECD>

[뉴스웍스=이재아기자] 연초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15일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3% 급등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0.4%)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정치 혼란과 테러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터키(7.8%), 지난해 OECD에 가입한 라트비아(6.2%)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에 따른 달걀 가격 급등, 설 명절을 앞두고 상승한 농·축·수산물 가격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1월 우리나라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OECD 회원국 평균(2.3%)보다 오히려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먹거리 물가만 급등한 것이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를 구성하는 세부 품목은 나라별로 다르지만 먹을거리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국가에서 많이 소비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있다. 식료품의 경우 가격이 올라도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만큼 식료품 물가 상승은 서민들의 지출 부담과 직결된다.

앞으로는 이 문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2월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 1월(5.3%)에 비해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을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다 미국 AI 발생으로 미국산 신선란·닭고기 수입이 지난 6일부로 중단되면서 달걀 및 닭고기 가격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집계하는 육계 산지 가격은 지난 10일 현재 ㎏당 2327원으로, 작년 동월(㎏당 1373원)보다 69.4% 급등했다. 여기에다 치킨 업계 1위인 BBQ치킨이 오는 20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AI 발생에 따른 미국산 신선란·닭고기 수입 중단이 국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닭고기도 생산자단체 등에 가격인상 자제 협조를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비축물량을 방출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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