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3.21 11:06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앵무새가 말을 따라할 뿐만 아니라 특정 소리에 감정적으로도 동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과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뉴질랜드 남섬에 사는 케아 앵무새(kea parrot)를 관찰, 이 같은 내용을 21일 발표했다. 해당 내용은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렸다.

몸길이 50cm 정도면서 전체적으로 올리브색을 띤 케아 앵무새는 호기심이 많고 영리하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들이 내는 소리 분석을 통해 음색이 높으면서도 불안정한 지저귐을 발견했다. 앵무새들은 종종 뛰거나 날개를 치며 어울려 놀 때 주로 이런 소리를 냈다.

연구진이 이 소리를 녹음해 야생의 다른 케아 앵무새들에게 들려줬다. 그러자 실제로 장난치는 듯한 행동이 다수에서 나타났다. 무리 지어 있는 새들 또한 비슷한 소리를 내며 서로 어울렸고 홀로 있는 새에서도 공중돌기 등 곡예를 하는 듯한 행동을 보인 것였다.

그러나 '삑'하고 우는 소리나 휘파람과 유사한 소리 등 이 새의 다른 소리를 들려줄 때는 행동에 주목할 만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앞서 사람과 쥐, 침팬지 등에서 긍정적인 감정이 전달된다는 것은 연구된 바 있으나 이처럼 포유류가 아닌 동물에서 이런 현상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빈 대학 라울 슈빙 연구원은 "불규칙한 지저귐을 듣고 일부 앵무새가 자발적으로 쾌활하게 놀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 소리가 인간의 웃음과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효과를 유발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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