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3.10 14:02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시계를 ‘신경제(New Economy)’가 시작되었던 1995년으로 돌려보자. 당시 디지털 통신은 시장의 모든 것을 바꿀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런 호들갑에 넘어가지 않았다. 물론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은 아니다. 기존 경제학의 도구로 그 변화를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통신기술 등장은 대상을 찾는 비용과 의사소통의 비용을 낮췄다. 이후 우리는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됐고, 상대방과 더 많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런 검색 및 소통과 관련된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이것이 ‘신경제’의 핵심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으로 또 예전과 비슷한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번에도 놀라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은 인공지능 기술 혁명은 예전 디지털 통신처럼 어떤 중요한 활동비용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또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의 본질은 예측 기술이며, 따라서 예측의 비용 하락이 경제적 변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은 우선 예측에 의존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예측은 수송, 농업, 의료, 에너지, 소매상의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한 기술의 가격이 낮아질 경우 두 가지 현상이 수반한다. 첫째는 우리가 예측을 사용하지 않던 분야에서도 예측을 사용하게 된다. 둘째는 예측의 보완재들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많은 작업이 예측 문제로 바뀌고, 예측을 사용하지 않던 분야에서도 이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등장으로 계산을 매우 쉽게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데이터 분석이나 회계 작업 비용이 낮아진 것처럼.

인공지능과 예측 기술에도 반도체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측의 비용이 하락하면서 재고 관리나 수요 예측과 같이 전통적으로 예측이 필요했던 분야 외에도 예측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예측의 저변확대는 과거 예측 문제가 아니었던 분야를 예측 문제로 바꾸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판단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저렴하게 예측 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간의 예측능력 가치를 낮추고 판단력의 가차는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인공지능으로 인한 변화는 오고 있다. 판단과 관련된 능력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 가는 이 변화가 얼마나 빨리 오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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