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4.07 13:32

[뉴스웍스=박명수기자]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재분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은행분리 방안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참모들도 이 안에 동의하면서 점차 힘을 얻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위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 매사추세츠) 의원으로부터 은행 업무 분리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받고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옛날처럼 골드만삭스와 같은 증권사는 유가증권 인수 및 거래에 집중하고, 시티그룹과 같은 은행은 대출 업무를 주로 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리 콘은 투자은행과 증권사를 겸하는 세계적 금융기업 골드만삭스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 출신으로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 참모로 발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 출신인 그가 은행의 업무 분리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참석자들이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은행의 두 업무를 분리하는 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토머스 호닉 미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 부의장도 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은행 분리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8년 전 폐지된 이른바 ‘글래스-스티걸법’ 부활을 강조하며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글래스-스티걸법’은 대공황 이후 은행 업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제정된 법으로, 1999년 업종간 벽을 허물어 경쟁해야 한다는 취지로 폐지됐다. 그러다 2008년 미국의 경제위기를 촉발한 것이 은행이 투자 업무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부활론’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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