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7.01.30 23:25

원제: Building a Wall of Ignorance

2017년 1월30일 '뉴욕타임즈'에 실린 폴 크루그먼(프린스턴대 경제학교수)의 칼럼을 원문 그대로 옮겼습니다. 맨 아래 '원문보기'를 클릭하면 영문 칼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

 

트럼프-푸틴의 정권이 겨우 한 주가 지났는데, 이미 재앙과 같은 일들을 회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적은 취임식 관중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터뜨렸던 울화통을 기억하는가? 그것은 이미 고대사가 되버린 느낌이다.

하지만 필자는 난민 금지에 대한 소동 때문에 밀려나기 전까지 목요일 뉴스를 독차지했던 이야기를 잠시 동안 계속하고 싶다. 여러분이 기억할지 모르나 – 아마 계속 터져 나오는 얼빠진 짓들 때문에,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나 – 백악관은 처음에 멕시코에 20 퍼센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하는 듯 했으나, 공화당이 하원에서 제안했던 그와 같은 일을 하지 않을 세제안을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서 백악관은 그것이 하나의 구상일 뿐이라고 했다. 그런 다음에 그 이야기를, 적어도 얼마 동안, 하지 않았다.

순전히 악랄함을 치자면, 관세에 관한 산만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홀로코스트 추모일(Holocaust Remembrance Day)에 난민들에 대해 문을 쾅 닫아버리는 것에 필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 이야기는 이 혼란스러운 정부에서 우리가 이미 보고 있는 패턴을 - 역기능, 무지, 무능력, 그리고 신뢰의 배신의 패턴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 일어난 아주 많을 일들과 마찬가지로 이 이야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한 자아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처럼 보인다. 즉 그가 선거운동 기간 중 약속했던 것처럼 멕시코가 그 쓸데없는 국경장벽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비웃고 있었다. 따라서 그의 대변인 숀 스파이서(Sean Spicer)가 나서서 멕시코 제품에 대한 국경세가 사실상 국경장벽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하라!

그렇지만 경제학자들이 즉각적으로 지적한바와 같이 관세는 수출국이 지불하지 않는다. 몇몇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관세는 수입국이 지불한다. 즉 멕시코 상품에 대한 관세는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세금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이 결국 국경 장벽의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이런!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은 무역 정책의 규정을 정하는 – 우리가 구축했던 - 협정 체계의 일부분이며, 핵심 규정들 가운데 하나는 이전의 협상에서 인하되었던 관세를 그냥 일방적으로 인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신중하지 못하게 그러한 규정을 어긴다면, 결과는 심각할 것이다. 그 위험은 보복이라기보다는 – 비록 보복도 있을 것이나 - 대항일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규정을 경시한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 모든 무역제도가 미국의 제조업을 포함하여 사방에서 일어나는 엄청나게 파괴적인 영향 때문에 파탄나기 시작할 것이다.

따라서 백악관은 실제로 그러한 길로 내려가려고 계획하고 있는가? 멕시코로부터 수입품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스파이서 씨는 그러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또한 “우리 미국이 무역적자를 내고 있는 국가들로부터의 수입품에 과세하는 수단으로서 종합적인 세제 개혁”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조절 가능한 국경세(adjustable border taxes)”를 포함할 법인세 개편안에 대한 언급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문제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즉 그러한 개편은 그가 말하고 있는 효과를 전혀 얻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멕시코는 물론 우리가 적자를 내는 국가들을 공격목표로 삼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모든 무역에 적용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수입품세가 되지 못할 것이다.

공정하게 말해서 이것이 널리 오해받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많은 국가가 부과하는 부가가치세가 수입을 억제하고 수출에 보조금을 준다고 믿는다. 스파이서 씨는 그러한 오해를 똑같이 드러냈다. 그렇지만 사실상 부가가치세는 근본적으로 소매세(national sales taxes)여서 수입을 억제하지도 않고 촉진하지도 않는다. (그렇다, 수입품이 세금을 내지만 국내 제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법인세의 제안된 변경사항이 어떤 면에서 부가가치세와 다르기는 하지만 무역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마찬가지로 뚜렷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그것이 멕시코가 국경장벽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기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 가운데 일부는 약간 전문적이다 – 더욱 상세한 것은 필자의 블로그를 참고하라. 그러나 미국 정부는 무역전쟁을 선포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을 퍼뜨리기 전에 일을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그것을 요약해보자.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어리석은 과시에 대한 조롱으로부터 그를 보호하려다 외교적 위기를 초래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기본 경제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타냈다. 그 뒤에 그는 모든 일을 되돌려 놓으려고 애썼다.

이 모든 것이 미국의 신속하게 붕괴하는 신뢰성이라는 더 큰 맥락에 놓여야만 한다.

우리 미국 정부가 언제나 올바른 일을 행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정부는 여러 국가와 개인에 대해 똑같이 약속을 지켰다.

이제 그 모든 것이 의심스럽다.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했던 약소국가들에서부터 미국 시장의 접근을 보장받았다고 생각했던 멕시코의 기업인들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미국을 도와주면 피난처가 보장된다고 생각했던 이라크의 통역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이제 그들이 트럼프 호텔의 속임을 당한 도급업자 취급을 당하지 않을까 의심해야 한다.

그것은 아주 큰 손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출처: Newyork Times>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미국의 지식인, 경제학자, 컬럼니스트, 작가이다. 2008년 신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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