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7.01.10 22:43

원제: Hoping for the Best Against Trump

2017년 1월10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실린 이안 브루마(美 바드 대학교수)의 칼럼을 원문 그대로 옮겼습니다. 맨 아래 '원문보기'를 클릭하면 영문 칼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자유주의자들이 1년 간의 정치 재난을 겪고 낙관적인 기분을 느낄만한 이유가 있을까? 브렉시트의 도랑, 도널드 트럼프의 집권, 그리고 유럽의 분열에서 발견될 값진 무언가가 있을까? 그리스도인들은 절망이 필멸의 죄라고 믿는다. 따라서 어떤 이는 희망의 빛을 찾으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많은 자유주의자들은 억만장자, 전직 장군, 악의적인 가짜 뉴스 행상들, 극단적인 견해를 가진 초보자들에게 뒷받침을 제공받는 무지하고 자기애적이며 권위주의적인 목소리에 지배받을 수 있다는 명백한 위험이 강력한 정치적 반대자들을 자극할 것이라 믿는다. 왼편 혹은 심지어 오른편에 위치하면서 자유 민주주의를 여전히 믿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트럼프는 공략할 할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시민단체, NGO, 학생, 인권운동가, 의회 민주당원, 심지어 일부 공화당원까지도 트럼프의 최악의 충동에 맞서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오랜 정치 행동주의가 우익 포퓰리즘의 파동을 깨는 방식의 부활한 자유주의적 이상주의와 함께 대중 저항으로 분화 할 것이다. 음, 아마도.

소외된 노동계급을 도우면서 복지를 줄이고 저렴한 의료법을 폐지하며 인프라 지출을 높이면서 세금을 낮추는 (일부 사람들이 안도하는) 트럼프의 모순적이고 광범위한 계획은 그의 행정부를 내부갈등, 비일관 그리고 무능력의 늪에 빠뜨릴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저항만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도시의 반 트럼프 시위는 자의식을 가진 새 대통령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고 저항에 합류하는 도덕적 인 감정은 시위자들의 마음만 따뜻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정치조직이 없다면 2011 년 ‘월스트리트 점령하라’의 형태와 같이 무의미한 몸짓으로 점점 잦아들 것이다.

현대 포퓰리즘의 가장 위험한 생각 중 하나는 정당이 쓸모없으며 ‘국민’의 목소리로 행동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들이 주도하는 운동으로 대체되어야한다는 것이다. 함축적으로 모든 반대자는 국민의 적이다. 그 방법은 독재와 같다.

주류 정당이 유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경우에만 자유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함께 행동해야한다. "베른 느끼기"(버니 샌더스의 좌익 캠페인 주문)는 두 세기 전부터 미국 민주주의가 저항하며 만들어 놓은 제도들이 트럼프와 같이 위험한 사람으로부터 엄청난 피해를 입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국제 협정과 기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며, 이들의 생존은 그들을 방어하려는 의지에 달려있다. 트럼프는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와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약속에 대한 무관심을 표했다. 그의 선거운동은 이미 계속된 어리석은 전쟁에 의해 피해를 입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약화시킬 것이다. 미국이 민주적인 동맹국들을 보호한다고 보장하지 않으면, 그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만들어진 제도들도 오랫동안 생존하지 못할 것이다.

이 우울한 전망에 한줄기 희망은 있을 것이다. 한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도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 일본은 꽤 큰 군대를 가지고 있지만 1946년에 미국이 쓴 평화주의 헌법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다. 유럽인들은 관성, 만족감, 그리고 용서 때문에 자신을 방어 할 준비가 완전히 되어 있지 않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수사학은 유럽인들과 동아시아인들에게 현 상태를 변화시키고 그들 자신의 안전을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게 할 수 있다. 이상적인 것은 유럽 국가들 미국에 덜 의존적인 통합방위군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횡포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주도의 변형된 나토(NATO)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러한 합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할지라도 곧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럽인들은 자신의 방위를 위해 더 높은 세금을 지불하기를 꺼린다. 독일은 군사 동맹을 이끌 수 있는 자금도 없고 의지도 없다. 많은 일본인을 포함해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은 일본이 아시아에서 그러한 연합을 이끄는 것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현재 미국에 대한 의존을 끊기 위한 첫 걸음으로서 평화 헌법을 개정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수정주의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이데올로기는 역사적인 교훈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잔악 행위를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만으로도 일본은 군사 협정에서 다른 나라를 주도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2차 세계대전의 폐허에서 미국이 세운 세계 질서를 다시 생각할 때가 오겠지만, 트럼프는 임기 중에 신중하고 질서정연한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집권은 지진과 같아서 아무도 통제 할 수없는 힘을 발휘한다. 일본인들이 집단 안보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식 대신, 트럼프의 무관심은 공황 상태의 일본 민족주의자들의 최악의 본능에 더 많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유럽 ​​역시 ‘팍스 아메리카나’ 약화에 대해 도전하려 하지 않는다. 범국가적 유럽 연대감이 없다면 유럽 제도는 곧 내실을 잃게 될 것이며 어쩌면 존재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선동가과 같은 이런 인식은 ​​명확하게 과거의 성공과 함께 약화되고 있다.

자신감을 가질 만한 이유는 자유 민주주의 세계가 아니라 강력한 적들의 수도 인 모스크바와 베이징에 있다. 트럼프라는 존재는 최소한 단기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중국의 사이 핑핑 총리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믿을 만한 미국의 지도력이나 강력한 민주주의 동맹이 없다면 러시아나 중국의 야심을 억제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을 것이다.

향후 몇 년 안에 재앙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오늘날의 우크라이나 혹은 발트해 연안국. 남중국해 제도, 이후에는 대만에서 그들의 힘의 한계를 천천히 조금씩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밀어붙일 수 있을 만큼 밀어붙일 것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것이다. 강력한 힘은 종종 큰 전쟁을 일으키는 실수를 저질렀다. 낙관할 이유도, 비관할 이유도 아니다. <출처: Project Syndicate>

이안 브루마(Ian Buruma)는 미국 바드대학 교수로 민주주의, 인권, 저널리즘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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