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4.12 09:40

[뉴스웍스=김벼리기자] 동양계 남성을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공개 사과했다. 그동안 ‘원칙대로 처리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주가가 급락하자 태도를 전환한 것이다.

오스카 무노즈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최고경영자는 11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승객에게 깊이 사과한다. 어떤 승객도 이렇게 잘못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면서 “회사의 방침 등에 대해 재검토한 뒤 4월 30일까지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이후 줄곧 ‘잘못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던 유나이트드 항공의 이러한 입장 변화에는 주가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1일 유나이티드 항공의 모회사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는 뉴욕 증시에서 전장 대비 1.1 % 하락한 70.71 달러에 장을 마쳤다. 그나마 개장 전 거래에서는 최대 6%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다 마감 전 낙폭을 줄인 것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2억5500만달러(약3000억원) 줄었다.

쇄도하는 비난 또한 태세변화에 한몫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날 1면에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사건을 보도하고 항공하의 대응을 질타했다. 백악관도 나섰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질문을 받고 “불행한 사건이다. 동영상에서 드러난 그 일 처리 과정은 명백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유나이티드 항공은 저녁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루이빌로 향하는 항공편에서 한 동양계 미국인 남성 승객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하차시켰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실제 탑승객보다 더 많은 탑승객을 태우게 되자 일부 승객을 하차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동양계 승객이 하차에 동의하지 않자 거의 끌어내리다시피 그를 하차시켰다. 끌어내는 과정에서 승객이 다쳐 피를 흘리는 모습도 공개됐다.

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무노즈는 승무원들을 두둔해 비난을 확산시켰다. 그는 “승객이 먼저 승무원을 공격했고, 승무원들이 적절하게 대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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