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남상훈기자
  • 입력 2017.03.17 16:10

[뉴스웍스=남상훈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0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2000년 5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20년 간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의 연임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초 신 회장은 자살보험금 논란으로 인해 재선임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지만 교보생명이 모든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대표이사 제재가 주의적경고로 완화돼 연임이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연임이 오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일정 부분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경영에 참여해 부침이 많은 보험업계에서 생보사 업계 3위(총자산 기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의 신중한 경영전략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더 많다.

신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학교에서 의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산부인과 의사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지내다가 암 선고를 받고 승계문제를 고민하던 아버지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의 부름을 받아 1996년 교보생명 이사회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한 뒤 2000년 5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취임 당시 교보생명은 2540억원의 적자와 2조4000억원에 이르는 자산손실을 내는 등 말 그대로 파산 직전이었다.

신 회장은 회장 취임이후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위해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착수해 잘못된 영업 관행을 뜯어 고치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며 교보생명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교보생명의 건실한 재무구조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투명한 경영을 펼치고 있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은 투명경영에 대한 확고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제도와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해 투명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방식도 돋보인다. 우수 재무설계사를 시상하는 ‘고객만족대상’ 시상식에 참여해 개그맨들과 함께 공연을 펼치거나 샌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다.

지나치게 신중한 경영스타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2년 KB금융 지분인수, 2013년 ING생명 인수 합병, 2014년 우리은행 인수건 등 매년 인수합병 또는 신규 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혔다가도 매번 중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 회장은 2020년까지 상품·채널분야에서 혁신 1위 보험사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보험산업 규제완화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명보험 마케팅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상품과 채널의 경쟁력을 높여 보험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IT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신 회장은 “기존 서비스가 면대면으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IT기술을 바탕으로 한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제4차 산업혁명으로 지칭되는 새로운 시대에 교보생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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