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7.03.22 23:24

원제:Robotization Without Taxation?

2017년 3월22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실린 로버트 쉴러(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칼럼을 원문 그대로 옮겼습니다. 맨 아래 ‘원문보기’를 클릭하면 영문 칼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편집자>

 

로봇에 세금을 매기는 아이디어는 지난해 5월 매디 델보 의원이 유럽 의회에 제출하기 위해 법무위원회에서 준비한 초안 보고서를 통해 제기됐다. 로봇이 불평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보고서에서는 "과세 및 사회보장 기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회사의 경제적 성과에서 로봇 및 AI의 기여도의 범위와 비율에 대한 기업보고 요구사항을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델보의 제안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빌 게이츠를 제외하고 대다수 대중들은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 생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작년 우리는 가정과 가족의 도움을 대체하는 ‘구글홈’, ‘아마존 에코 닷’과 같은 기기의 확산을 목격했다.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의 델피(Delphi) 및 뉴토노미(nuTonomy) 무인 택시 서비스는 택시운전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스타십테크놀로지(Starship Technologies)의 소형 자가운전차량을 사용하는 도어대시(Doordash)의 서비스는 식당 음식 배달부들을 대체하고 있다.

이런저런 노동 혁신이 성공한다면, 사람들이 쉽게 식별하고 준비에 몇 년이 필요한 직업을 잃는 문제와 함께 세금 부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차 빈번해질 것이다. 낙천주의자들은 기술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항상 새로운 일자리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로봇혁명이 가속화할 때 이것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 커질 것이다. 로봇에 대한 세금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임시로 진행속도를 늦추고 실직자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에 잉여 재정을 사용하자고 주장한다.

그러한 프로그램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건강한 인간의 삶에 필수적일 수 있다. 에드먼드 펠프스(Edmund S. Phelps)는 그의 저서 「노동에 보상하기(Rewarding Work)」에서 “사회에 위치하는 것 – 부름”을 유지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없게 되었을 때 문제가 뒤따른다. 즉, 펠프스가 강조했던 것처럼 전체 커뮤니티의 기능이 손상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로봇화는 정부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외부효과를 발생시킨다.

로봇세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로봇’이라는 용어의 모호함이 과세표준을 정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새로운 로봇 기술이 생산성 향상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 강조한다.

하지만 다른 노동의 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로봇세까지 배제하지는 말자. 이러한 세금은 로봇 혁명의 결과를 관리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여야 한다.

‘일시금 세금’(한번에 내는 세금)을 제외한 모든 세금은 경제 왜곡을 초래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같은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정부는 없다. 세금을 낼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에게는 가장 무거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세금이 어떤 활동이든 위축시키게 될 가능성을 내포하는 만큼 세금은 세금을 내는 능력을 나타내는 활동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1927년 프랭크 램지(Frank Ramsey)는 세금 징수로 인한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활동에 세금을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고전적 논문을 발표했으며, 세율을 설정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의 추상적 이론은 실제 세율에 대한 충분한 운영원칙은 아니었지만, 소수의 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에 대해 세금을 0으로 간주하거나 모든 활동에 동일한 세율로 과세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한 강력한 논거를 제시한다.

외부효과를 창출하는 활동은 램지가 제안한 것보다 높은 세율을 매길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널리 적용되고 있는 주류세가 있다. 알코올 중독은 중요한 사회 문제다. 결혼, 가족 및 삶을 파괴한다. 1920년에서 1933년까지 미국은 주류 전면금지와 같이 엄격한 시장 개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알코올 소비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주류세는 소비 방해를 위한 약한 형태였다.

로봇 세금에 대한 논의에서 불평등 증가에 대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보다 진보적 인 소득세와 ‘기본소득’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대중적 지지가 크지 않다. 세금이 부과되더라도 폭넓게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이 발발한 상황에서와 같이 높은 소득에 대한 세금이 인상되는 경우 그것은 단지 일시적인 조치에 그친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성공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걷는다는 것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에게 모욕적이며 심지어 수령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여긴다. 그들은 보통 고소득층에게 압수해 저소득층 보태주는 것에 관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로봇화로 인한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세금을 재조정해야 한다. 고소득층이 아닌 로봇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수용될 수 있고 지속가능할 수 있다. 소득세처럼 성공에 세금을 부과하지는 않겠지만 인간을 대체한 로봇이 높은 소득을 올린다면 실제로 그만큼 세금이 다소 높을 수도 있다.

단지 사람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술 수용을 늦추는 일시적인 세금 등 로봇에 대한 가혹하지 않은 세금은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의 자연스러운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로 대체된 사람들이 다른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수익을 임금지급보장보험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것은 보통 사람들의 정의감과 일치할 테고, 따라서 우리가 견딜 만한 것이다. <출처: Project Syndicate>

로버트 쉴러(Robert J.Shiller)는 2013년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이며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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