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4.19 10:16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최근 한반도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알려진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지난 주말까지 인도네시아 해역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현재 칼빈슨호는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다. 한반도 해역에는 다음 주에나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미 국방부가 잘못 발표한 것인가, 서둘러 발표한 것인가 논란이 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재전개는 지난 8일 미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사령관을 통해 처음 발표됐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싱가포르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도록 명령했다는 것.

태평양사령부는 이 지역의 '제1위협'에 직접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북핵 위협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사흘 뒤인 지난 11일 칼빈슨호가 “그 지역으로 북상 이동 중”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우리는 함대를 보낼 것이다. 매우 강력한 함대"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NYT가 보도한 해군의 사진의 사진을 보면 지난 8일 싱가포르를 출발한 칼빈슨호는 15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었다.

NYT는 "지난주까지도 칼빈슨호는 인도양 해상에서 호주 해군과의 연합훈련을 위해 (한반도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관리는 이날 AFP통신에 칼빈슨호가 이날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다면서 "앞으로 24시간 안에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항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칼빈슨호는 오는 25일께야 동해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칼빈슨호의 이런 진로를 두고 오해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혼동 작전'인지를 놓고서도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 백악관은 국방부에 물어보라며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국 푸단대학 한반도연구센터의 한 전문가는 "미국에 의한 정교한 심리전 또는 허세 작전"으로 분석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심하게 속았다. 남한이 절박하게 기다리고 있는 미 항모는 어디에도 오지 않았다"고 썼다.

반면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예산평가센터의 선임연구원 로스 배비지는 "분명히 엄포 이상"이라며 "허세라면 진지하지 않은데, 내 이해로는 미 행정부는 지금 절대적으로 진지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칼빈슨호의 대북 전진 배치에 앞서 중국에 약간의 말미를 주고 대북압박을 강화하도록 하는 전략을 쓰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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