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4.19 10:12

[뉴스웍스=김벼리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6월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8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총리 집무실 앞에서 “오는 6월8일 조기총선을 요청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탈퇴에 관한) 세부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단 한 번의 기회가 있다. 우리는 지금 조기총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결정은 그간 조기총선 가능성을 일축해온 메이 총리의 발언을 비추어보면 예상 밖이다. 이를 두고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보다 안정적이고 강한 지도력을 마련하기 위한 조처라는 풀이가 나온다.

메이 총리는 “나라는 함께 가고 있지만 의회는 그렇지 않다. 조기 총선을 하지 않으면 그들(의회)의 정치적 장난은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1 야당인 노동당이 탈퇴 협정을 표결을 통해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점, 자유민주당이 재계를 이용해 반대하겠다고 한 점,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반대 등을 일일이 거명했다.

메이 총리는 “그들이 하는 일은 브렉시트에 대비해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정부의 협상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의회 내 분열은 영국에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앞으로 수년 동안 영국의 확실성과 안정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은 조기총선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기총선 요청안이 가결되려면 의회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하원 650석 가운데 과반인 330석을 차지하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도 수용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의회 가결이 무난할 전망이다.

이달 ‘BBC’가 총 5곳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집권 보수당의 지지율은 평균 43%였다. 야당인 노동당은 25%에 그쳤다.

BBC는 “지난 2005년 총선 때 보수당의 지지율은 노동당에 최대 6%p 앞섰지만, 보수당이 선거에서 크게 승리했다”면서 “지금의 지지율이 투표에 반영된다면 메이 총리의 보수당이 무난하게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간 브렉시트에 반대하던 세력 또한 이번 총선을 기회로 보고 있다.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국민 다수의 이익을 앞에 놓은 새로운 정부를 선택하는 기회를 국민에게 주는 총리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메이 총리의 발표는 또 하나의 모험”이라며 “조기총선이 브렉시트에 반대파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이를 둘러싼 영국의 내부 갈등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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