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4.19 12:30
미국의 대형 항모 '칼빈슨호' 1982년 취역한 칼빈슨호는 길이 333m, 폭 77m이며 매일 1만6000명이 식사를 하고 체육, 종교, 방송국까지 갖추고 있는 움직이는 군사기지이자 작은 도시다. 전투기 77대와 호위함 5척이 탑재돼있고 전투기 이륙시 가속을 돕는 카터필드만 4개가 있다. <사진제공=유튜브영상캡쳐>

[뉴스웍스=한동수기자] 한반도를 향해 출동한 줄 전해졌던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 해역과 정반대인 인도양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북한의 반응을 확인하기위한 미국의 정교한 전술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선 앞으로 미국의 선언적 군사적 경고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의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칼빈슨호가 한반도를 향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받아 지난 18일 미국의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여러매체들은 칼빈슨호가 서태평양지역을 지나 인도양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 했다.

미국 태평양 사령부는 우리시간으로 19일 새벽 “지금 칼빈슨호는 호주 해군과의 정기훈련 이후 지시대로 서태평양을 향하고 있다”며 “아직 한반도로 항공모함을 보내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호주에서 임무를 마친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방향을 잡았다는 미국 정부발 외신보도가 줄을 이었다.

움직이든 군사기지로 불리는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한다는 보도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웬만한 중소국가 공군력에 버금가는 최신예 전투기 74대를 탑재한 칼빈슨호를 방어용 무기라고 볼 수없기 때문이다.

당시 북한의 대(對)미국 공격용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시험에 경고 차원을 넘어 지난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추측 보도도 줄을 이었다.

그러나 칼빈슨호는 한반도로부터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인도양 부근을 항해 중인 것으로 열흘만에 드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에서는 두가지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업무 미숙으로 인한 착오 혹은 의도됐던 정교한 전술이라는 의견이 팽팽이 맞서있다.

미 행정부의 미숙은 쉽게 말해 칼빈슨호가 호주에서 훈련을 마친 후 한반도를 향해 가는 줄 알았으나 업무 착오라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 9일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출동했다는 첫 외신 보도가 나온 후 미 행정부의 행적을 보면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 여럿있다.

칼빈슨호 움직임 관련 지난 9일 이후 외신보도를 순차적으로 보면 이 같은 근거를 뒷받침한다.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움직인다는 최초 보도의 출처는 데이비드 벤험 미국 태평양 사령부 대변인이었다. 그는 지난 9일 미 언론을 대상으로한 브리핑을 통해 칼빈슨호가 한반도를 향해 기수를 돌렸다고 밝혔다. 이후 미 행정부의 후속 언급이 없었다면 업무 착오에의한 해프닝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이튿날인 10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를 재확인했고, 이 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칼빈슨호의 한반도 출격을 시사하는 브리핑을 내보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에 미국 전역에 방영된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ICBM 시험 발사에 대해)김정은은 큰 실수를 했다”며 “우리는 칼빈슨호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칼빈슨호의 한반도 배치를 국방부장관, 백악관 대변인은 물론 심지어 대통령까지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칼빈슨호가 한반도 지역에 모습을 드러내고도 남을 시점이 지난 후 미 행정부는 슬그머니 언론을 통해 사실은 인도양에서 훈련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실수했다고 보는 것보다 북한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전술이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실효성이 떨어지는 미숙한 전술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19일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니 글러이저 선임고문은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통해 “미국 행정부가 정교하게 짜인 전략을 구사한 것일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전술은 동맹국들을 불안하게 했고, 실제 전략과 일관성이 결여되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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