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7.04.23 07:20

[뉴스웍스=최안나기자] 대학을 졸업한 실업자가 분기 기준으로 사상처음으로 50만명대를 넘어섰다. 또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와 달리 이른바 '백수'로 볼 수 있는 대졸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처음으로 350만명을 넘어섰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자는 116만7000명이며, 이 가운데 대졸자 이상은 54만3000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실업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6.5%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셈이다. 분기 기준으로 대학 졸업 이상의 교육을 받은 실업자가 50만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졸자에 이어 고졸자는 45만1000명, 초졸 이하는 9만9000명, 중졸은 7만5000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교육 정도별 실업자 증감률을 보면 고졸만 9.1% 감소했고 초졸 이하(14.7%), 대졸 이상(9.2%), 중졸(1.8%)은 모두 증가했다.

교육 정도별 실업률은 대졸 이상이 4.4%로 초졸 이하(5.3%) 다음으로 높았다. 고졸과 중졸의 실업률은 4.2%와 3.5%였다.

비경제활동인구도 대졸 이상 학력자만 유일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일할 수 있음에도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다.

교육 정도별 비경제활동인구는 고졸이 591만3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졸 이상 352만8000명, 초졸 이하 372만3000명, 중졸 338만7000명이었다.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분기 기준으로 350만명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대졸 이상 계층에서 '백수'로 볼 수 있는 비경제활동인구와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노동수급 불일치', 임금 격차 확대 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은행의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고, 교육정도로 보면 대졸 이상자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로 인해 취업시기가 늦춰지고 있고,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 공무원 취업준비생(공시생)은 지난 2011년과 비교해 38.9%나 급증했다.

한편 대졸이 취업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대학보다 취업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의 지난해 대학진학률은 69.8%로 2000년 이후 처음 70%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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