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7.04.05 09:00

청년인력 질적 향상 시급, 해외 우수인재 유치도 나서야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게 된다. 고령화에 따른 성장세 변화는 완만하게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단계에 이르면 변화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한 국가들의 평균 성장률은 감소시점을 전후해서 급격하게 낮아졌다. 이는 경제위기를 동반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지만 인구구조 변화도 위기의 촉발 및 장기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구축소로 성장잠재력이 낮아졌지만 재정 확대나 부동산경기 부양 등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던 국가들이 주로 위기를 맞게됐다.

일본의 90년대 주택거품 붕괴는 주력 주택구입연령인구 감소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주력소비연령 인구 감소로 주택 및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줄어들면서 침체가 장기화됐다는 구조적 수요저하설도 제시된다.

남유럽 국가는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낮아진 출산율로 재정위기를 전후한 2009~2013년중 모두 생산가능인구 감소기에 진입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부담 확대가 국가부채 증가를 가속시킨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독일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에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생산인구 감소 당시의 실업률이 높아 노동공급에 여유가 있었다는 점, 이후 생산성 확대를 통해 노동공급 부족을 어느 정도 생쇄할 수 있었다는 점이 성장세를 유지시킬 수 있었던 요인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초기에는 오히려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경제위기 등으로 수요위축이 심했기 때문이다. 수요위축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실업률이 낮아지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인력난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된다. 독일처럼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성장세가 저하되지 않은 국가는 노동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노동생산성에 큰 변화가 없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장기적으로 고실업보다는 노동부족 및 인력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령층 인구는 일정 기간 후에 노동시장을 완전히 떠나게 되지만 소비활동은 계속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 약 20년 후에 노동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통신 분야를 비롯해 고령자에 대한 간호서비스와 소매, 외식산업 등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기술 및 노하우 단절 등이 산업경쟁력 상실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감소 초기부터 컴퓨터 등 하이테크 업종을 중심으로 구인난이 심했으며 현재도 전문과학, 소프트웨어 등 숙련노동자와 교사, 보육교사 등 부문에서 인력부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동유럽은 경제불안으로 생산인력이 해외로 이탈하면서 노동부족으로 경기침체가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징은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유럽 주요국가들은 고령층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 진입 이후 10~20년만에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내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해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먼저 발생한다. 유럽 선진국에 비해 출산율 하락이 가파르게 이루어지면서 젊은 층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이것이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40대 이하 젊은 층 인구의 감소가 동시적으로 발생하면서 청년층 인력을 고령층이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경제위기와 결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거품이나 국가부채에 기대어 성장세를 유지한 정도가 위기경험국가에 비해 크지 않다. 그러나 급격한 충격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우리경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영향이 본격화 되면서 2020년대 평균 2% 미만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수요부진에 따른 성장저하 추세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실업률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위기나 장기침체를 겪었던 국가들에 비해 실업률 상승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상승기간도 길지 않을 것이다.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점차 노동력 부족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층 인력 부족현상이 더욱 우려된다. 베이비붐 에코세대 인구증가로 2019년까지는 20대 청년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예상되지만 이후 청년인구는 빠르게 줄어들게 된다. 10년 후인 2027년 전체 생산가능인구가 현재보다 7% 줄어들 때 20대 청년인구는 20% 이상, 140만명 가량 감소한다. 

청년실업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실망실업자를 비롯한 대기인력이 상당한 수준이나 현재 20대 실업자와 ‘쉬었음’ 인구를 합산해도 65만명 수준이다. 이러한 유휴 인력을 모두 투입할 수 있다 해도 다가올 청년인력 감소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특히 세계경기의 하향흐름이 멈추고 국내적으로도 소비위축의 악순환 현상이 진정되면 노동부족이 주된 성장제약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10년 내에 노동부족이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주요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며 상대적으로 젊은 층 인력에 대한 부족현상이 더욱 우려된다. 고령화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의료보건 및 젊은 층 노동인력 비중이 높은 첨단제조업을 중심으로 노동 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다가올 인력부족에 대비해 청년 인력의 질을 높이고 외국의 고급인력 유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시급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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