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4.25 12:01

[뉴스웍스=한동수기자] 소비심리가 살아난다는데 기업 신용등급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고 국내 소비심리도 저점에서 점차 벗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신용평가는 여전히 비관적이다. 이처럼 상반된 현상이 나타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소비 심리는 살아나고 있지만 실제로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는 반증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25일 ‘2016년도 신용평가 실적분석’을 통해 지난해 말현재 국내 신용평가 4사(나이스‧한국‧한국기업‧서울신용평가)의 등급전망 보유 국내 기업가운데 ‘부정적’ 전망이 75%에 달했다고 밝혔다. 국내 신용평가 4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난해말 기준 등급전망보유업체수는 116개사였으며 이 가운데 87개사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1~2년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정적 등급전망이 긍정적 등급전망을 웃돌고 있어 신용등급 상승업체보다 하락업체가 많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소비심리 살아난다는데 기업신용도는 하락?

기업 신용등급 전망이 ‘흐림’으로 나오고 있는 반면 소비심리는 살아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7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2로 전월보다 4.5 포인트(p) 올랐다. 이달 상승 폭은 2013년 10월 4.9 포인트가 오른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CCSI가 기준값(2003∼2016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로써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2월부터 석달 연속 올랐고 지난해 10월(102.0)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월(93.3)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2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6개월 만에 100을 넘었다.

경기회복?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확대로 이어져야 

이처럼 소비자들의 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기업 신용도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은 낙관적인 소비심리가 직접적인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에 영향을 주는 소득 확대가 소비심리 회복의 주요인이라기 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소비심리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보여 향상된 소비 심리 수치만으로 기업 수익확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성제 한국은행 통계조사팀 과장은 “최근 수출 호조세와 대통령 선거 이후 신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아직까지 반도체 등 광물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증가와 대선 등이 소비 심리 회복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박성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심리가 회복됐다고 해서 침체된 경기가 단숨에 좋아질 순 없을 것”이라며 “실업률 감소와 자영업자 소득확대 등 경기 회복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때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긍적적인 전망이 우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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