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4.25 18:03

[뉴스웍스=박명수기자] 미국 완구업체 해즈브로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업계 1위인 마텔을 매출로 앞섰다. 해즈브로의 '디즈니 공주'가 마텔의 '바비인형'을 꺾은 셈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즈브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억4970만 달러로 마텔의 7억3560만 달러를 훌쩍 웃돌았다. 이는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억2210만 달러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이에따라 만년 2등이었던 해즈브로는 분기별 매출에서 지난 2000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마텔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전세가 역전됐다는 소식에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해즈브로의 주가는 한때 8%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WSJ는 오랫동안 마텔에 뒤처졌던 해즈브로가 도약한 것은 '디즈니 공주' 등 캐릭터 인형의 글로벌 판권을 손에 넣었고, 디지털 게임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즈브로는 지난 2015년 말 월트디즈니의 인기 만화영화 ‘미녀와 야수’ ‘겨울왕국’ 등의 캐릭터 판권을 마텔로부터 빼앗는 데 성공했다. 이에따라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로 인형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손에 넣었다.

게임도 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화장실 변기 모양의 플라스틱 장난감에서 물이 튀어나오게 하는 ‘토일렛 트러블(Toilet Trouble)’ 등 톡톡 튀는 장난감이 인기를 끌면서 1분기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2억533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마텔은 핵심 라이선스를 잃은 것은 물론 주력상품인 바비인형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추락하고 있다. 바비인형 매출은 지난 1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13% 감소했다. 이 여파로 마텔의 여자아이용 장난감 매출은 34% 급감했다.

스마트폰 앱과 비디오게임 등이 아이들을 사로잡으면서 인형의 대명사인 바비인형은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는 추세다.  

마텔은 돌파구를 찾기위해 지난 2월 구글 출신의 마거릿 조지아디스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