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5.04 09:04
지난 3월 미세먼지로 뿌옇게 채색된 서울 광화문광장 오후 풍경. <사진제공=환경부>

[뉴스웍스=한동수기자] 미세먼지는 대기 중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체에 해로운 여러 복합성분의 부유물질이다. 90년대까지만해도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그만큼 대기오염도는 지금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급반전됐다. 19대 대선에 나온 후보자들의 공약가운에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미세먼지 방지 대책일 정도다.

미세먼지가 이렇게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 이유는 명료하다. 우리 국토 안의 대기에 건강에 해로운 부유물질인 미세먼지가 떠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생활의 불편을 넘어 불안과 공포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차량·공장·가정...화석연료 배출가스 때문?

미세먼지가 심각해진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는 20여년전만해도 공포의 대상까진 아니었던 미세먼지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이유부터 찾아야 한다. 이유를 알아야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얘기하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보면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과 가정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인위적인 오염 물질 등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만 문제를 찾을 수 없는 것은 차량 배기가스와 공장과 가정에서 나오는 배출가스 만으로 갑자기 앞이 안보일 정도로 배기가스가 증가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차량 매연으로 인해 90년대까지 맑았던 하늘이 20여년만에 갑자기 오염됐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국내 자동차 보유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어야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비해 국내 차량보유대수에 큰 변화는 없다.

중국인줄 알고는 있지만...

그렇다면 외부 요인을 살펴보자. 중국이다. 미세먼지는 중국의 동북 3성의 급격한 공업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동북 3성 중 하나인 지린성의 장춘시의 경우 최근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미세먼지로 인한 스모그가 베이징보다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베이징의 공기정화를 위해 베이징과 인근 공장들을 10여년전부터 중국의 동북해안인 동북3성으로 이전시키고 있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와 밀접한 지역이다.

붉게 표시된 중국의 동북 3성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봄, 겨울철 한반도로 집중 유입되고 있다. <사진=KBS영상캡쳐>

공장 이전은 도시를 발전시키고 차량대수 증가로 이어져 중국 대륙에서 상당량의 오염된 물질이 미세먼지로 변해 우리나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론은 최근 실시된 과학적 조사를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지난달 환경부는 ‘미세먼지의 86%가 중국 영향’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17~21일까지 환경부가 ‘CMAQ 대기질 예보모델’을 통해 미세먼지 국외 기여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60%를 넘었고 조사 마지막 날이었던 3월21일에는 86%까지 올라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국외 기여율이 86%라는 의미는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날라온 양이 국내 대기권 안 미세먼지 총량의 86%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CMAQ 대기질 예보모델’은 환경부가 국외 영향을 계산할 때 이용하는 대기환경 예보 모델 중 하나다. 환경부에 따르면 봄철 한국 대기를 오염시키는 미세먼지 중 중국에서 온 것은 70~80%에 이른다. 서풍이 많이 부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해외 유명 대기 오염도 측정 사이트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다국적 커뮤니티 '에어비주얼'(AirVisual) 에 따르면 중국의 영향이 컸던 3월21일 오전 서울의 공기품질지수(AQI·Air Quality Index)는 179로, 인도 뉴델리(187)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대기오염에 중국의 영향이 컸던 날 공기 품질지수는 세계 2위 수준으로 나빴던 것이다.

중국 동북3성 중 하나인 지린성 장춘시. 도시 곳곳에 세워진 공장 굴뚝에서 화석연료를 태운 매연을 볼 수 있다. <사진=KBS영상캡쳐>

◆ "차기정부, 제1국정과제로 미세먼지 방지책 내놓아야"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가 90㎍/㎥ 이상 2시간 지속할 때 발령된다. 서울시 홈페이지 미세먼지 관련 안내문을 보면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호흡기 또는 심혈관질환 있는 시민과 노약자·어린이 등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또 실외 활동이나 외출 시 황사용 마스크나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더 작아 눈에 보이지 않고 때로는 맑은 하늘이 보이지만 대기에 가득할 때도 있다. 이제 전국어디서나 맑은 날씨라고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의미다.

이에 대한 대책도 여럿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조치라고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19대 대선에서 유력 대통령후보는 공약사항으로 중국에 미세먼지의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지만, 외교적으로 풀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국민 건강을 해치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범국가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차기정부의 국정과제 중 민생현안 1호로 미세먼지 방지 대책이 꼽혀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뉴스웍스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이어 예방대책과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과 생활방식 등을 5회에 걸쳐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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